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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별선수권] 협회 운영미숙, 대회 권위가 흔들린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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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7 (월) 17:44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종별선수권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배구협회의 대회 운영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6일 강원도 고성에서 ‘제 73회 전국남녀종별배구선수권대회(이하 종별선수권)’가 6일 간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이하 배구협회)가 주최하는 종별선수권은 오랜 세월 한국배구와 함께해온 유서 깊은 대회다.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1950년을 제외하곤 매년 개최됐으며 초등부부터 대학 및 일반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배구 축제다. 

 

오한남 배구협회장은 대회가 개막한 1일부터 6일까지 현장에서 함께하는 열정을 보였다. 시상식에도 빠짐 없이 참가하며 직접 시상하는 정성도 보였다. 오 회장은 대회를 마친 뒤 “배구인 출신으로서 젊은 선수들이 열정을 갖고 임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던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작년 대비 참가팀 늘었지만… 여전히 적은 참여

이번 대회에는 초등부 34팀, 중등부 20팀, 고등부 16팀, 남자대학 및 일반부 6팀, 동호인부 13팀 등 총 89팀이 참가했다. 지난해 단 70팀이 참가한 것에 비하면 19팀이 늘어나 보다 풍성한 대회로 펼쳐졌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참가팀 수를 볼 때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대회에 여고부는 단 다섯 팀, 남대부 네 팀, 남자 일반부는 화성시청과 국군체육부대(상무) 단 두 팀만 참가했다. 이 때문에 남대부와 여고부는 풀 리그전으로, 일반부는 단판 승부로 마무리됐다.

 

중고등부 경우 시기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 지난 4월 19일 ‘태백산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이하 태백산배)’를 치렀다. 대회가 끝나고 단 2주 만에 새 대회를 치르는 것은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를 고려할 때 쉬운 일은 아니다.

 

당시 태백산배에는 무려 51개 학교가 참가했다. 특히 여고부가 14개 학교가 참가하면서 근래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이번 종별선수권에 여고부가 단 5개 학교만 참가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여러 국제무대가 있는 점도 참가 팀이 적은 이유다. 여자 청소년 국가대표는 5월 7일 소집돼 훈련한다. 6일까지 진행되는 대회를 치르고 국가대표 소집에 응하는 건 선수들에겐 큰 부담이다.

 

남자대학팀의 경우 종별선수권보다는 대학리그에 초점을 맞췄다. 대학리그 중간에 치르는 대회가 부담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번 종별선수권에 참가한 한 대학 팀 감독은 “각 학교마다 사정이 달라 조심스럽지만 여러 대학들이 리그를 더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대학 팀은 선수들 수업과도 연관이 있다. 지난해부터 시행한 ‘C제로룰’로 인해 선수들이 주중에 수업을 빼고 참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번 대회 대학 팀들 경기가 금, 토, 일에 몰린 것은 이와 연관 있다.

 

초등부부터 일반부까지 여러 부가 함께 한다는 취지는 분명 의미 있다. 그러나 몇몇 부 참여가 지지부진한 채 열리면 유명무실한 대회가 될 우려가 있다. 배구협회는 적절한 대회 개최 시기를 찾거나 참가한 팀들에 보다 많은 유인책을 제시해 좀 더 많은 팀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계 & 결과 알림에 소극적이었던 협회

 

이번 대회는 4일부터 6일까지 네이버 인터넷 중계로 송출됐다. 그러나 하루 두 세 경기에 한정된 중계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남초부와 여초부 결승 경기, 여중부와 남고부 결승. 여고부 경기는 경남여고와 강릉여고 경기 하나였다. 대학 및 일반부 경기는 중계가 전무했다.

 

최근 배구 인기가 늘어나면서 아마추어 배구를 향한 관심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커진 관심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

 

(사진 : 한국중고농구연맹 유투브 채널 캡처. 매 경기 녹화해 제공하고 있다.)

 

타 종목인 농구의 경우, 한국중고농구연맹이 주관하는 대회 매 경기를 카메라에 담아 유투브 채널에 업로드 한다. 비록 아나운서와 해설자 목소리는 없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언제든지 열어볼 수 있다. 아마추어 배구에서는 아직 이런 시도가 없다. 특히 가장 큰 단체인 배구협회가 주관한 대회마저도 결승전 중계에 그친 점은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배구협회는 경기 결과 및 본선 대진표 공지에도 소극적이었다. 배구협회는 매 경기 결과를 홈페이지 통해 공지했지만 여기에 세부 스코어는 제외돼 있었다. 경기 별 선수 개인기록까지는 아니더라도 세부 스코어마저 없는 점은 문제였다. 여기에 본선 대진이 확정됨에 따라 확정된 대진표 또한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배구협회의 세밀한 일처리가 아쉬운 부분이었다.

 

(사진 : 배구협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 경기결과. 세부스코어는 나와있지 않다.)

 

 

배구협회 산하 단체인 한국중고배구연맹과 한국실업배구연맹은 매 대회 각 경기별 세부 스코어와 본선 대진표를 매일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하고 있다. 한국대학배구연맹 역시 대학리그 경기별 기록을 블로그와 홈페이지를 통해서 알린다. 자칫 사소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배구협회 일처리가 아쉬운 부분이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종별선수권. 그러나 그 권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열린 '72회 종별선수권'은 각종 국가대표 및 중고 & 대학배구 일정에 밀려 5월이 아닌 9월에 대회를 치렀다. 종별선수권이 앞으로 좀 더 나은 대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대 변화에 따른 보완이 필요하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2018-05-07   이광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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