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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WKBL 감독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식스맨과 방향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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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6 (일) 21:22

                           



[점프볼=손대범 기자] WKBL 감독들은 식스맨 기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이 주전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을까. 이에 대한 논문이 2017년 12월 등재되었다. 숙명여대 정지혜, 김미선 교수는 『코칭능력개발지』에 ‘여자프로농구 감독들의 교체선수 기용과정에 관한 근거이론적 접근’이란 제목의 논문을 등재했다. 논문에서는 감독들이 선수교체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다루었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논문이 등재된 시기와 논문 작성을 위한 조사가 이뤄진 시기가 다소 차이가 있다. 조사는 2015-2016시즌에 활동한 감독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국내선수층과 깊이와 기량은 큰 변화가 없다. 아니 더 열악해졌으므로 ‘사실 접근’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또 감독들의 답변에도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연구에서는 감독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감독들의 선수교체 기용에 있어 문제점은 무엇인가? 현재 고민이나 고충, 어려움은 무엇인가? 둘째, 선수교체 기용에 관한 문제들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교체선수 기용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인가? 셋째, 교체선수 기용을 통해 나타나는 핵심적인 문제와 원인, 문제점에 대한 대처, 대처에 대한 결과 등 교체선수 기용의 실제적인 것은 무엇인가? 지면관계상 10페이지가 넘는 논문의 모든 내용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핵심을 축약해서 다루고자 한다.





 





 





▲ 기용에서 겪는 어려움





 





2015-2016시즌 감독들이 기용한 교체선수는 평균 2~3명 정도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감독들은 경기 경험이 부족하고 기복이 심한 어린 선수들보다는 경험이 풍부하고 안정된 경기를 펼치는 베테랑 선수들을 출전시키는 것을 선호한다. 팀 성적에 대한 평가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과감한 기용은 꺼리는 게 사실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현상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감독들은 경기 전날이나 경기 직전에 교체선수에게 게임에서 해야 할 역할이나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감독들은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상황 및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언제, 혹은 어떤 시점에서 선수들을 교체할지는 알 수 없다. 일단 게임 진행 중, 감독이 필요한 시기에 호명된 선수는 코트에 나갈 수 있는 모든 준비가 완료되어야 한다. 하지만 교체된 선수가 완전한 몸 상태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좋은 경기감각을 찾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만약 상대팀과 팽팽한 접전이나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될 경우, 그 선수는 단시간 내에 ‘잘 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과 좋은 경기력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어떤 선수는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여 주전선수에 못지 않은 기량을 보이지만, 어떤 선수는 그 반대의 경우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동일한 상황에서 교체선수들이 보여주는 상반된 경기력은 바로 성격(personality) 차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소심한 선수는 벤치에서 자신을 호명할까봐 두려워서 감독의 시선을 회피하거나, 만약 기용되어도 심리적으로 긴장하여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또 감독들이 짚은 공통적 현상 중 하나는 집중력 부족이었다. 감독들은 경기를 대비해서 각 선수들의 포지션마다 다양한 공수패턴이나 전술들을 반복적으로 훈련시킨다. 교체선수들은 연습 때는 좋은 경기력을 보이다가도 경기에서는 어느 한 순간에 집중력을 잃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습선수와 경기선수는 따로 있다’는 말은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감독들은 훈련과정에서 집중력 강화를 위한 반복적 훈련, 시뮬레이션, 멘탈 트레이닝 등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다.





 





▲ 교체선수 기량 발전을 위한 과제





 





그렇다면 질문에 답변한 감독들은 ‘교체 효과’를 얻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이 연구에 따르면 먼저, 감독들은 교체선수들이 주전들의 체력부담을 덜거나, 작전을 변경하거나, 팀 분위기를 전환할 때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교체선수들은 감독이 왜 자신을 교체하는지에 대한 역할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로, 감독들은 선수교체 타이밍도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농구경기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과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감독들은 게임 상황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현명한 결정으로 적재적시에 교체선수를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감독들은 자신의 교체선수 기용방식을 변화시키고 신인선수를 발굴하며, 외국선수의 활약 등 교체선수의 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팀 구성원간의 상호작용도 빼놓을 수 없다. 농구는 팀 스포츠이므로 구성원들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크게 요구된다. 이를 위해 감독들은 공식적인 미팅이나 개인 상담으로 각 선수들의 힘든 점이나 어려운 점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대화의 창을 열어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독을 보좌하고 있는 젊은 코치들은 감독과 선수들간의 매개 역할로서 팀의  관계 형성에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훈련 및 경기 상황에서 코치들은 선수들의 컨디션 상태, 훈련 스케줄, 각 선수의 객관적인 기록 등을 꼼꼼히 체크하여 감독한테 보고하고 있었다.





 





또한 스포츠 팀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신뢰이다. 훈련 및 경기 상황에서 감독과 선수간의 신뢰와 존경이 바탕이 되어야 경기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예를 들면, 경기 중에 감독들이 선수에 대한 신뢰를 갖고 기용했을 때, 그 선수는 자신감을 갖고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즉 감독이 선수를 한 인격체로서 인정하고 존중했을 때 모든 선수들은 ‘우리’ 라는 인식으로 팀의 결속력은 더욱 강해진다. 따라서 감독들은 “선수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 주고, 일부 특정 주전선수만의 공로를 인정하기보다 ‘모든 선수들의 힘을 합한 결과’라고 밝혔을 때 팀의 목표는 달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올 시즌 남자농구 원주 DB가 이러한 방식의 리더십으로 팀 분위기를 올리고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은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감독들은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프로정신이 없으면 진정한 프로선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모든 선수들은 한 시즌 경기기록을 통해서 자신의 실력을 평가 받는다. 따라서 교체선수들은 자신의 연봉을 높이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기술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팀의 전략을 익히며, 철저한 자기관리 등 프로정신을 길러야 한다. 결국 프로세계에서는 프로정신을 갖춘 선수만이 경쟁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한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전선수 선발은 팀 내 치열한 경쟁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감독들은 몇몇 확실한 선수 외에는 누구든지 주전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고 강조했다. 교체선수들은 프로팀 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주전으로 우위를 점해야 팀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 여자농구 감독들이 바라는 식스맨





 





연구에서 감독들이 교체선수, 혹은 식스맨에게 바라는 점은 대부분 비슷했다. 시즌을 경험한 감독들의 일관된 생각은 바로 교체선수 역할의 중요성이다.





 





왜냐하면 팀의 주전들만을 주축으로 장기레이스를 모두 소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즌 중에 주전선수들의 체력저하 및 컨디션 난조, 부상, 그리고 작전의 변화 등이 발생할 경우, 한 팀에 교체선수를 제대로 보유하지 못하면 주전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밖에 없었다. 선수층이 두터운 팀만이 장기 레이스에 매우 유리하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교체선수 역할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감독들이 교체선수들을 효과적으로 폭 넓게 기용할 수 없는 이유는 주전과  비주전, 선배와 후배 선수들간의 뚜렷한 실력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감독의 임무 중에 하나는 신인유망주를 육성하여 팀의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현재 일부 팀은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지만 나머지 팀들은 노장선수들이 팀의 주축을 이루어 경기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렇게 노장선수 위주로 팀을 운영하게 되면 신진선수들의 성장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 감독들도 우수한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여 세대교체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들은 팀의 조직력과 팀 성적을 무시할 수 없어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선수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감독들은 교체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는 단시간 내에 자신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과 소심한 성격 등 심리적 부담감이 작용한다고 답했다. 특히, 여자농구 선수들은 남자농구 선수들과는 달리 여고를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프로팀에 입단한다. 이들은 프로선수가 될 만한 충분한 준비와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황이기에 프로 팀의 다양한 훈련방법과 작전을 숙지할 수 있는 능력과 사고의 유연성,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중, 장신선수나 뛰어난 기량을 가진 몇몇 선수들은 주전으로 발탁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평균 3년 이상 벤치생활을 해야 어려움이 존재한다. 감독들은 주전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교체선수들을 잘 활용하고 싶지만 그들이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해 교체선수에 대한 한계와 고민에 빠진다.





 





감독들이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다음을 제안했다. 첫째, 교체선수들은 훈련 중에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항상 기술을 신장시키고, 정신력 강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둘째, 위기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 팀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즉 항상 자신의 역할을 숙지하고 상대의 단점을 공약하여 팀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선수들만 숙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연구에서는 감독들도 선수 발전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감독들도 인지하는 부분이다. 예컨대, 첫째, 적절한 시점에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고, 둘째로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간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청주 KB스타즈가 도입했듯, 여자선수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떻게 긴장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최고의 경기력을 위한 정신력 등을 갖추는데 필요한 스포츠 심리상담도 필요에 따라서는 제공을 해야 한다.





# 정리_손대범 기자

# 참고_코칭능력개발지

# 논문제공_정지혜, 김미선(숙명여자대학교)

# 사진_ WKBL 제공





※ 본 기사에 사용된 사진은 글의 흐름과 무관함을 밝힙니다.

※ 점프볼 4월호에 게재된 글을 일부 편집하였습니다. 



  2018-05-06   손대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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