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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맨’ 주희정 코치, 하나고에서 농구 아닌 인생 선배로 강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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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1 (목) 10:45

                           

‘열정맨’ 주희정 코치, 하나고에서 농구 아닌 인생 선배로 강의



[점프볼=강현지 기자] “뭐든지 미쳐야 한다!” 고려대 주희정 코치가 이번에는 강단에 섰다.

 

주희정 코치는 31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하나고등학교에서 열린 2018 愛 SAY멘토링 특강에 120명의 인생 멘토로 초대받았다. 선수 시절 용인대학교에서 특강을 한 바 있는 주 코치는 대학 입시 준비를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 앞에서 자신이 걸어온 삶을 들려줬다.

 

선수 주희정이라 하면 연습생 신분으로 프로 농구계에 입문해 KBL 최고 선수까지 커리어를 찍은 성실함의 대명사다. 지난 2016-2017시즌까지 20년간 프로 선수로 뛰며 1,029경기에 출전하며 프로농구 최다 출전 경기 기록을 보유했고, 또 최다 어시스트(5,381개), 최다 스틸(1,505개)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나영석 PD, 이승현 목사 등이 다녀간 이번 강연에 스포츠 스타로서는 홍명보 감독, 김성근 감독에 이어 세 번째다. 주 코치는 세 개의 키워드로 정리해 학생들에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바로 ‘인성’, ‘창의’, ‘열정’이 강의 주제.

프로농구 최초의 신인상 수상자이자 최초로 플레이오프 탈락 팀 출신 정규리그 MVP로 최고점을 찍었을 때와 식스맨 처지가 되었을 때 그는 어떻게 고비를 넘겼고, 재도약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경험에 빗대어 설명했다.

 

‘열정맨’ 주희정 코치, 하나고에서 농구 아닌 인생 선배로 강의 

그중 주 코치가 가장 힘줘 말한 부분은 열정. ‘미치다’라는 말과 비슷하다고 학생들에게 열정을 강조한 주 코치는 체격이 왜소했던 고등학교 때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금처럼 ‘야간자율학습’을 할 당시 일반 학생들은 공부하고, 주 코치는 개인 연습을 할 때였다고.

 

“그 친구들은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에 가려는 목표가 있었을테고, 나도 마찬가지로 좋은 조건의 대학을 가려고 개인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땐 체육관과 교실이 붙어 있었는데, 갑자기 승부욕이 발동돼 혼자 누가 먼저 나가나 보자라는 마음으로 훈련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교실에 불이 꺼진 시간이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다. 불이 꺼지는 순간 ‘이겼다’란 마음에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3시간 넘게 뛰면서 혼자 훈련을 했으니 지친 거다. 그런데도 묘한 기쁨이 있었다.”

 

또 하나의 예로 그는 은퇴하기 직전이었던 마지막 챔피언결정전을 떠올렸다. 2016-2017시즌 아쉽게 안양 KGC인삼공사에게 우승 타이틀을 넘겨줬을 때다. “당시 외국선수의 가격으로 갈비뼈가 부서졌었다. 통증이 있을 때 ‘아, 골절 됐겠구나’ 싶었는데, 코트에서 마지막까지 쏟아붓고 싶어서 트레이너에게 감독님께는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는 일화를 들려주며 학생들에게 ‘열정’을 강조했다.

 

또한 좋은 성적, 좋은 대학으로 진학하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남들과는 차별화된 생각을 가지고, 다르게 생각하고, 습관을 만드는 ‘창의성’에 대한 강의도 학생들에게 귀감이 됐다.

 

2학년 서혜지(17) 학생은 “농구선수로서 기록만 세우신 줄 알았는데, 엄청난 열정을 쏟으신 지는 몰랐다”라고 강의를 들은 소감을 전하며 “하나에 집중력을 가지고, 미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나 또한 그 정도로 좋아할 만한 것을 얼른 찾아봐야 할 것 같다”며 진로를 고민하기도 했다.

 

특별한 인연과 재회하기도 했다.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때 서울 SK의 경기를 봤던 김지은 양(18)이 주희정의 당시 유니폼을 들고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학교에 강의를 오신다고 했을 때 정말 반가웠다”라고 주 코치를 반긴 김지은 양은 “경기에서 뛰는 모습만 봐서 운동 선수 이미지가 강했는데, 순수하시고, 쑥스러워하시는 모습이 새로웠다”고 말했다.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이동욱 학생(18)이 화끈한 제안(?)을 해 하나고 학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바로 농구 한 경기를 하러 와줄 수 있냐고 요청했고, 주 코치는 “강의 중 들은 질문 중 가장 기다렸던 답변”이라며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열정맨’ 주희정 코치, 하나고에서 농구 아닌 인생 선배로 강의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줘서 고맙다. 또 이런 기회를 주신 하나고등학교 측에도 감사하다”며 인사한 주 코치는 “나중에 인생을 살면서 오늘 이 말이 도움이 됐다는 생각을 2~3명만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모든 일은 즐기면서 하되 미쳐야 한다. 어감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미쳐야 성공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고 학생들도 그런 학생들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마지막 말을 전하며 두 시간가량의 알찬 특강을 마쳤다.

 

특강을 도운 장경훈 교사(34)는 “학생들에게는 단기적인 결과로 드러나는 시험 성적, 대학 입시란 것들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스포츠 역시 단기적인 결과로 판단하지만, 그래도 주 코치님이 오랜 시간 프로 생활을 하시면서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학생들 또한 각자의 방법으로 열정을 찾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시간을 내준 주 코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열정맨’ 주희정 코치, 하나고에서 농구 아닌 인생 선배로 강의 

# 사진_ 하나고등학교 제공



  2018-11-01   강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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