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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희의 오판, 흥국생명의 추락

일병 new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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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4 (수) 13:40

                           

박미희의 오판, 흥국생명의 추락



[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스포츠에는 흔히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 누구도 쉽게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며, 한 순간에 결과가 뒤집히는 건 예사스러운 일이다. 이 예측불허의 드라마가 누군가에겐 해피 엔딩이, 다른 누군가에겐 새드 엔딩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단서 한 가지를 꼽자면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여자배구에서는 이마저도 통하지 않고 있다. 직전 시즌의 기록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들이 이어지고 있다.  



 



직전 시즌 정규리그 최하위였던 한국도로공사(승점 53, 18승 7패)가 꾸준히 승점을 쌓아 올 시즌 중반부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도로공사는 13일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승점 3을 추가해 2위 IBK 기업은행(승점 45, 16승 8패)의 추격에서 한 발짝 멀어졌다. 올 시즌 도로공사는 그야말로 ‘완전체’가 되었다. ‘이바나-박정아’로 구성된 좌우 쌍포가 고르게 득점을 만들어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임명옥-문정원’이 지키고 있는 코트에는 빈틈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시즌만에 뒤집어진 흥국생명  



 



반면 직전 시즌 정규리그 1위, 통합 2위를 차지한 흥국생명이 한 시즌 만에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5라운드가 채 끝나기 전에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되었다. 무엇이 흥국생명을 바닥으로 끌어내렸을까. 이숙자 KBS N 해설위원과 장소연 SBS 스포츠 해설위원이 입을 모아 지적한 문제는 2가지다. 하나는 미들 블로커의 높이, 다른 하나는 양쪽 날개 성적의 부조화다. 



 



이숙자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에 비해 흥국생명의 높이가 낮아진 게 약점이 된 것 같다"라며 중앙을 지키는 방패가 약해진 점을 아쉬워했다. 장소연 해설위원은 "외인 선수와 이재영이 동시에 터져야 팀이 좋은 흐름으로 경기할 수 있는데 이번 시즌에는 그런 모습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박미희의 오판, 흥국생명의 추락



낮아진 미들블로커와 양쪽날개의 부조화 



 



흥국생명은 2016~2017 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은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김수지를 IBK기업은행으로 떠나보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선택한 해결책은 수비 보강이었다. 박미희 감독은 미들 블로커가 나간 자리를 리베로로 채워 낮아진 중앙 높이를 수비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수비 1위에 이름을 올린 한지현에 FA를 통해 국내 최고 리베로 김해란까지 품에 안았다. 더 나아가 김수지의 보상선수로 리베로 남지연을 지목했다. 화려한 리베로 라인업으로 디그 성공률이 84.6%로 지난 시즌(83.8%)보다 높아지긴 했으나 리시브에서 세트 당 8.236개에서 7.867개로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에는 정시영, 김채연, 김나희가 돌아가며 김수지의 빈자리를 메웠다. 이들 중 현재까지 블로킹 상위 10위 안에 드는 선수는 9위 정시영(세트 당 0.43개)이 유일하다. 흥국생명은 신인 김채연이 공격성공률 36.3%, 세트 당 블로킹 0.4개로 기대 이상 활약을 보이는 걸로 위안을 삼고 있다.  



 



박미희의 오판, 흥국생명의 추락



주포 이재영의 관리 실패 



 



박미희 감독은 윙스파이커 이재영의 부진을 ‘슬럼프’라고 표현했다. 2014~2015시즌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이재영은 프로 데뷔와 동시에 팀의 에이스 역할을 도맡았다. 그는 V-리그에 발을 들이자마자 공격성공률 40.8%를 기록, 그 해 신인상을 차지했다. 흔히 말하는 2년차 징크스도 없었다. 이재영은 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지금, 긴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37.2%였던 공격성공률은 32.9%까지 떨어졌다.  



 



이재영은 비시즌 동안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 시즌 경기 도중 입은 발목 부상에 무릎, 허리 등 성한 곳이 없었다.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불참해 한 차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부상 여파는 올 시즌까지 이어졌다. 이재영의 1라운드 공격성공률은 26.38%이었다. 자연스레 외인 심슨에게 공격 부담이 가중됐다. 설상가상으로 심슨은 2라운드 2번째 경기에서 고관절 파열이라는 부상을 입었다. 복귀까지 최소 6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외인 선수 교체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이미 해외에서도 리그가 시작된 시점에서 새로운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약 2주 만에 가까스로 크리스티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윙스파이커였던 심슨이 떠나고 아포짓 스파이커 크리스티나가 합류해 팀을 재정비했다. 크리스티나-이재영으로 구성된 쌍포가 터져준다면 시즌 초반 부진했던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크리스티나는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된 타 팀의 외인 선수에 못미쳤다. 공격성공률 37.4%로 외인 선수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배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한 선수가 잘할 때 다른 선수가 뒤를 받쳐줘야 승리까지 도달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도통 쌍포가 터지지 않고 있다. 이재영과 크리스티나가 엇박자를 내면서 팀 전체가 부진에 빠져있다. 흥국생명에게 남은 경기는 5번. 어디까지나 이번 시즌에 국한된 숫자다. 6라운드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다음 시즌 상위권으로의 반등 여부가 달려있다. 



 



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유용우,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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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소위 호날두샷짱빵

2018.02.14 13:47:16

어쩌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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