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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의 작전타임] 공통점 많은 신지현 김이슬, 봄날도 같이 올까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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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1 (금) 06:00

                           



[점프볼=이원희 기자] KEB하나은행은 기회의 땅이다. FA대상자였던 염윤아가 KB스타즈로 이적하면서 주전가드 자리가 공석이 됐다. 4명의 선수가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공수 밸런스가 좋은 신지현, 번뜩이는 패스가 일품인 김이슬, 자신감 넘치는 공격이 장점인 김지영, 상대를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 서수빈이 후보다. 그중 신지현과 김이슬이 주전경쟁에 한 발짝 앞선 선수들이다.

신지현과 김이슬은 공통점이 많다. 김이슬은 2013-2014시즌 신인상 출신. 신지현도 2014-2015시즌에 신인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수려한 외모도 가졌다. 내년이면 FA 자격도 얻는다. 또 두 선수는 과거 긴 시간 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고생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감격적인 1군 복귀를 알린 뒤 조금씩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둘은 목표도 비슷하다. KEB하나은행은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지난주 첫 훈련을 시작했다. 신지현과 김이슬은 이를 악물었다. 다음 시즌 어떻게든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신지현은 “정규리그 35경기 전 경기 출전”, 김이슬도 “처음부터 끝까지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 “신지현, 김이슬이 있어 좋다”

둘은 오랜 재활생활을 통해 돈독해진 사이다.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겪은 만큼 누구보다 큰 힘이 되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신지현은 2015년 무릎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뒤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면서 2년간 뛰지 못했다. 김이슬도 발목 수술과 허벅지 부상으로 고생한 바 있다. 2016-2017시즌 정규리그 4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코트를 누비는 다른 선수들을 부럽게 쳐다볼 때도 있었지만, 신지현과 김이슬은 서로를 위로하며 동료애를 쌓았다.

신지현은 “(김)이슬 언니가 있어 좋다. 같이 재활훈련을 받으면서 더 친해졌다. 부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제가 경기에 교체돼 벤치에 들어갈 때면, 이슬 언니가 저를 꼭 안아준다”고 말했다.

신지현은 만 23살, 김이슬은 그 보다 한 살 위 언니다. 김이슬은 같은 아픔을 공유한 동생을 위로해주고 싶다고 했다.

“재활을 같이 했기 때문에 (신)지현이를 볼 때면 특별한 감정이 든다. 안쓰러움 반,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반이다. 그동안 고생했던 일들, 힘들어했던 순간들을 서로 지켜봤다. 언제나 지현이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고, 벤치로 들어올 때면 수고했다고 안아주고 싶다.”

지난 시즌 신지현은 정규리그 17경기에 나서 평균 출전시간 13분37초, 김이슬은 25경기 평균 출전시간 12분49초를 기록했다. 앞으로 경쟁구도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신지현과 김이슬은 경쟁의식은 잠시 접어뒀다. 다음 시즌에도 서로에게 힘이 돼주기로 했다.

김이슬은 “(신)지현이가 뛰고, 제가 벤치에만 앉아 있을 때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누구라도 잘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지현이는 언제나 코트 안에서 열심히 뛴다. 또 패스 위주로 뛰는 저보다 공격력이 좋다”면서 “(서)수빈이도 수비 센스가 있으면서 동료들을 살려줄 줄 안다. (김)지영이는 공격적인 선수다. 일대일 공격 능력이 다른 선수들보다 좋다”고 어린 선수들을 챙겼다.

신지현도 “(김)이슬 언니가 있어서 좋다. 포지션 경쟁자이지만 서로 이끌어주면서 필요한 부분을 채워준다. 저도 이슬 언니의 패스 플레이를 보고 배우고 있다”고 했다. 두 선수는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하지만 다음 시즌 부활을 목표로 전력 질주 중이다.

▶ “너가 이런 성격이었어?”

사실 둘은 부상 전까지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서로의 성격조차 몰랐으니 말이다.

둘의 성격이 조금 다르다. 신지현은 시크한 면이 있으면서도 종종 예상치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엉뚱 소녀’다. 김이슬은 첫 인상만 봐도 착함이 묻어나온다. 웃음 많고, 눈물 많은 시골 소녀 같다. 잔정이 많은 친구다. 하지만 같은 팀에 꽤 오래 있었는데 두 선수는 얘기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다.

김이슬도 처음에는 신지현에게 ‘허당’ 끼가 있는 줄 몰랐다고 했다.

“처음에는 (신)지현이가 차갑게만 느껴졌다. 말도 많지 않았고 무뚝뚝해 보였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어색하기도 했는데, 재활훈련을 하면서 친해졌다. 지현이를 알고 난 뒤 완전히 다른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머리도 제대로 묶지 못하는 ‘허당’이었다. 또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 같지만, 훈련이 끝나는 날이면 집에 가기 바쁘더라. 이제는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신지현도 “제 첫 인상 때문에 다가가기 힘들다는 분이 있다. 하지만 저와 친해지고 나면 성격이 많이 털털하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허당’이라도 놀리는 사람도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성격은 다르지만, 둘은 리그 대표 미녀 선수로 꼽힌다.

신지현은 “주위에서 그렇게 불러주시면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저는 예쁘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팀 내 외모 순위를 묻자 “3위 안에는 들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얘기를 들은 김이슬이 웃었다. “저도 미녀선수라는 별명이 싫지는 않다. 하지만 부담스럽다. 팀 내 외모 순위에 신지현이 3위 안에 든다고 하면, 저는 신지현 다음 순위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공통점 많은 둘의 이번 휴가 테마는 ‘여행’으로 같았다. 신지현은 팀 동료 서수빈 강이슬 김민경과 함께 제주도를 갖다왔다. 김이슬도 아버지와 함께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김단비, 김단비의 아버지도 동행한 부녀 더블데이트였다.

▶ 염윤아가 갔지만 고아라가 왔다.

주전가드 염윤아는 팀을 떠나 KB스타즈로 향했다. 대신 삼성생명에서 활약했던 고아라가 KEB하나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전력 변화 속에 신지현과 김이슬이 염윤아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

신지현은 “지난 시즌 (염)윤아 언니와 함께 방을 썼다. 윤아 언니가 KB스타즈로 이적한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은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면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 윤아 언니도 떠나실 때 제게 ‘다치지 말고 잘하라’고 힘을 줬다. 다른 팀에 있어도 응원해주기로 했다”고 했다.

김이슬도 “(염)윤아 언니가 다른 팀에 이적해 앞으로 어린 선수들이 팀을 이끌어야 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좋은 경쟁을 통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지현은 이적생 고아라와 한 방을 쓰게 됐다. 고아라는 활동량이 많고 발도 빠른 선수다. 지난 시즌 26경기에 나서 평균 7.0점 3.7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신지현은 “(고)아라 언니가 삼성생명에 있었을 때 경기장에서 인사를 하면 친하게 받아주셨다. 룸메이트가 됐지만 어색한 것 없이 장난을 많이 친다. 같이 방을 쓰게 돼 좋다. 힘들어도 잘 이겨내 다음 시즌 잘하기로 아라 언니와 약속했다”고 말했다. 김이슬도 “원래 우리 팀에 있었던 것처럼 어색함이 없다. 아라 언니와 재밌게 지내고 있다”고 했다.

두 선수 모두 부상 없이 비시즌을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기에 이제 ‘부상’이라는 단어와는 이별하고 싶다고 했다. 두 선수 모두 다음 시즌 목표는 정규리그 35경기 전경기 출장이다.

김이슬은 휴가 기간 중에도 꾸준히 웨이트 훈련을 해왔다. 한 눈에 봐도 몸이 단단해졌다는 걸 느낄 정도다.

“가장 먼저 부상 없이 비시즌을 치렀으면 한다. 체력을 끌어올려서 정규리그 35경기를 문제  없이 뛰고, 또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발등이 아파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저 혼자 뒤처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휴가 때 개인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었다. 재활 훈련을 하면서 근육량도 어느 정도 맞춘 상황이다. 현재 특별히 아픈 곳은 없다. 다음 시즌 이환우 감독님이 원하시는 부분을 맞출 수 있도록 하겠다.”

신지현의 다음 시즌 목표도 전 경기 출장. 여기에 자신감을 찾는 것이다. “지난 시즌 저 스스로 준비가 안 됐다는 걸 느꼈다. 자신감도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체력만 잘 버텨낸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비시즌 체력훈련이 많기 때문에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저도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 앞으로 정규리그 35경기를 모두 뛰고, 출전시간도 평균 20분을 넘기고 싶다. 좋은 몸을 만들어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이원희 기자), 신지현, 김이슬 제공



  2018-05-11   이원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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