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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NBA] 2년 연속 동부 파이널 진출 보스턴, 지난 시즌의 아쉬움 털어낼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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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1 (금) 04:22

                           



[점프볼=양준민 기자] ‘어빙도 없고, 헤이워드도 없고’, 차포를 모두 잃었음에도 보스턴 셀틱스는 강했다. 

2017-2018시즌 NBA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의 주인공들이 모두 정해졌다. 올 시즌 동부 컨퍼런스의 왕좌를 두고 자웅을 겨루게 될 두 팀은 보스턴 셀틱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두 팀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같은 무대에서 만나게 됐다. 2라운드, 두 팀 모두 열세에 놓일 것이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각각 상대팀이었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토론토 랩터스를 가볍게 물리치고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다. 보스턴과 클리블랜드는 1라운드를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올라온 팀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경기력으로 올 시즌 동부 컨퍼런스의 왕좌를 가리는 최후의 전쟁에 합류했다.

무엇보다 보스턴의 경우,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 1번 시드를 차지하고도 클리블랜드에게 무릎을 꿇은 아픈 기억이 있기에 이번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이다. 사람들은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개막 전부터 “보스턴의 1번 시드는 순전히 운이었다”는 말로 보스턴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 이에 아이제아 토마스(LAL)를 비롯한 보스턴 선수들을 명예회복을 위해 비장한 각오로 시리즈에 임했지만, 끝내는 르브론 제임스(33, 203cm)를 막지 못하고 파이널 진출권을 클리블랜드에게 내주고 말았다. 때문에 또 다시 클리블랜드와 외나무다리에 만나게 된 보스턴은 올 시즌은 기필코 지난 시즌의 앙갚음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무척이나 강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스 매직’,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마저 집어삼킬까?

이제는 제2의 그렉 포포비치란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은 자신만의 철학과 전술이 확고한 감독으로 발돋움, 올 시즌 강력한 정규리그 올해의 감독상 후보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평소, 선수들을 자신의 전술에 끼워 맞추기보단,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살리는 전술로 호평을 받는 스티븐스 감독은 올 시즌 호포드의 포지션을 파워포워드로 옮겼을 뿐만 아니라, 그간 많은 감독들의 선택과 달리, 마커스 모리스(28, 206cm)를 스몰포워드로 이동시키는 등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전술로 보스턴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정규리그 막판, PO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선수들을 실험했던 스티븐스 감독은 적시적소에 알맞은 선수들을 기용해 재미를 보는 등 또 한 번의 ‘스티븐스 매직’을 보여주고 있다. 1라운드 5차전 세미 오젤레이(23, 201cm)의 선발카드로 급작스레 이어진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철저히 준비된 스티븐스 감독의 카드였다.

정규리그 막판부터 스몰포워드로 자리를 옮긴 모리스는 벤치득점을 주도하며 스티븐스 감독이 승부처에서 즐겨 쓰는 카드가 됐다. 포지션 대비 볼 핸들링이 좋은 모리스는 외곽부터 적극적인 돌파로 상대방을 요리, 득점을 만들고 있다. 스티븐스 감독도 모리스가 쉽게 돌파를 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대거 외곽으로 빼, 아이솔레이션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등 선수들을 위한 전술적인 배려까지도 잊지 않고 있다. 또, 아론 베인즈(31, 208cm)가 3점슛을 던지는 것을 허용, 이번 PO에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그간 베인즈는 중거리슛 능력은 갖추고 있었지만 3점슛은 던지지 않는 선수였다. 하지만 스티븐스 감독은 오픈 상황에서 베인즈가 3점슛 쏘는 것을 허락했고, 베인즈는 정확한 성공률과 수비에서 더욱 적극적인 모습으로 스티븐스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처럼 스티븐스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전술로 선수들의 경기력을 극대화시키며 팀에 플러스요인을 만들고 있다.(*베인즈는 PO 12경기에서 평균 47.4%(평균 1.6개 시도)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3차전, 연장전을 접수하며 승리를 이끌었던 호포드는 “스티븐스 감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천재다. 특히, 스티븐스 감독은 인바운드 상황에서 정확한 지시로 득점을 만들 수 있는 감독이다. 오늘 득점도 스티븐스 감독의 지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원래대로라면 인바운드 상황에서는 내가 패스를 전달해야했지만, 스티븐스 감독은 아닌 내가 모리스에게 패스를 맡겼고, 나에게는 인사이드 득점을 노리라고 지시했다. 나는 그저 스티븐스 감독의 말을 잘 따른 것이 전부다”는 말을 전했다. 이날 보스턴은 2번의 인바운드 상황에서 모두 득점을 만들며 승리를 만들었다. 하나는 연장전 호포드의 결승득점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4쿼터 종료 25초를 남기고 85-87, 2점차로 뒤진 상황, 제일런 브라운(21, 201cm)이 동점을 만든 것도 스티븐스 감독의 정확한 패턴지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스티븐스 감독은 철저한 선수관리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보스턴은 1라운드 7차전, 브라운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쓰러졌다. 다행히 브라운은 곧장 라커룸으로 들어가 치료를 받았고, 다시 코트로 나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보스턴은 밀워키에 추격을 당하며 위태로운 리드를 이어갔고, 이에 사이드리포터가 스티븐스 감독에게 남은 시간 브라운의 출전가능성을 묻자, 스티븐스 감독은 “우리에겐 당장의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승리를 위해 선수의 지금을 혹사시킬 수는 없다. 팀의 승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브라운의 미래다. 브라운의 부상이 확실히 회복됐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브라운의 무리한 기용은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전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등 스티븐스 감독은 냉철하고 유능한 전략가의 모습과 함께 선수들을 먼저 위할 줄 아는 따뜻한 관리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다시 한 번 NBA 팬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팀 내 선수들의 강한 신뢰는 물론, 구단 밖에서도 스티븐스 감독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크다. 코비는 7일(이하 한국시간), Fox Sports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현 “스티븐스 감독은 아직도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감독이다. 보스턴의 게임을 보고 있자면 마치 농구교과서를 보면서 공부를 하는 느낌이다. 계속해 보고 있자면 지루할 법도 한데 스티븐스 감독의 전술은 계속해 보는 사람을 빠져들게 만든다. 스티븐스는 본인들의 선수들뿐만 아니라 상대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코트에 있는 모든 선수들의 움직임을 주목한다. 3차전에 나왔던 장면들도 스티븐스 감독의 냉철한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티븐스 감독은 식서스의 조급성을 잘 이용했다. 스티븐스 감독은 게임을 지배하고 흐름을 자신들 쪽으로 끌어오는 방법을 아는 좋은 지도자다”라는 말로 스티븐스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이슨 테이텀, 이제는 보스턴의 미래가 아닌 보스턴의 현재!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보스턴에 입단한 제이슨 테이텀(20, 203cm)은 PO 12경기에서 평균 35.2분 출장 18.8득점(FG 45.9%) 4.5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 정규리그 벤 시몬스(PHI)와 도노반 미첼(UTA)의 활약에 밀렸던 아쉬움을 달래며 보스턴의 현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리그를 대표하는 전설 중의 한 명인 줄리어스 어빙도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2017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는 테이텀이 됐어야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일명, 닥터 J로 불리는 어빙은 필라델피아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선수였기에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물론, 끝에는 올 시즌 신인왕으로 팀 후배인 시몬스를 지지했지만 말이다.(*줄리어스 어빙은 1976년부터 1987년까지 필라델피아의 선수로 활약했다)

시즌 개막전부터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테이텀은 시즌 초반 신인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 시즌 테이텀은 공격에서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과 대범함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수비에서도 긴 윙스팬 등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을 앞세워 쉽게 돌파경로를 내주지 않는 등 보스턴 수비의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약점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 종래는 신인왕 레이스에도 밀리면서 점점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져만 갔다. 이에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도 테이텀을 주전라인업에 기용은 했지만 공격에선 그 역할들을 줄여나가기 시작, 테이텀은 공격에서도 적극성이 떨어졌다. 공격은 본인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지만, 대신에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뒤에서 묵묵히 팀을 위해 공헌했다.

하지만 스티븐스 감독은 테이텀의 재능을 의심하지 않았고, 어빙이 빠진 시즌 막판, 테이텀에게 공격 1옵션이란 중책을 맡겼다. 스티븐스 감독의 지도하에 테이텀은 올 시즌 슈팅가드부터 파워포워드까지, 다양한 포지션들을 경험했다. 스티븐스 감독은 테이텀을 슈팅가드로 기용하면서 경기운영과 함께 미드레인지 게임, 2대2플레이 등 많은 역할들을 테이텀에게 주문하며 그의 성장을 유도했다. 처음 슈팅가드를 맡았을 땐, 어색함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포지션에 적응한 테이텀은 신장의 우위를 바탕으로 미들레인지 게임에 강점을 보이는 것은 물론, 2대2플레이의 비중까지 높이는 등 달라진 역할에 적응을 끝마쳤다. 특히, 테이텀은 시즌 막판 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득점대결을 펼치는 등 계속해 성장을 거듭했고, 결국은 이번 PO에서 보스턴의 공격 1옵션으로 거듭나며 팀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테이텀은 이번 PO에서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2라운드 시몬스가 보스턴의 조직적인 압박수비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테이텀은 2라운드에서 평균 23.6득점(FG 52.6%)을 기록하는 등 시몬스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시몬스는 2라운드 마커스 스마트와 아론 베인즈 등의 수비를 이기지 못하고 5경기 평균 14.4득점(FG 47.5%) 8.2리바운드 6.4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한계를 실감해야했다. 정규리그 때도 보스턴에 약했던 시몬스는 슈팅능력이 없는 선수의 플레이가 얼마나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지를 이번 2라운드를 통해 혹독하게 느끼며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나마 브렛 브라운 감독은 4차전 T.J 맥코넬(26, 188cm)을 기용, 시몬스의 인사이드 플레이 비중을 높이며 활용도를 높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 시몬스 본인이 좀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선 슈팅능력의 장착은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됐다

반대로 1대1 해결능력이 좋은 테이텀은 1라운드 6차전부터 2라운드 5차전까지, 7경기 연속으로 +20득점을 기록, 팀의 대선배인 래리 버드, 現 인디애나 페이서스 사장의 기록을 제치고 보스턴 선수로는 처음으로 신인 PO에서 7경기 연속 +20득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테이텀은 PO 경기에서 무려 8경기나 +20득점을 기록했다. 또, 종전 코비 브라이언트(20세 272일)가 갖고 있던 NBA 역사상 PO에서 최연소 4경기 연속 +20득점의 기록도 올 시즌 테이텀(20세 61일)이 경신, 테이텀은 NBA에 또 다른 역사를 써내려갔다.(*버드는 데뷔시즌 PO에서 4경기 연속 +20득점을 기록한 바가 있다) 

정규리그부터 승부처인 4쿼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테이텀은 PO에서도 후반에만 평균 17.9분 출장 10.6득점(FG 45.2%)을 기록, 2라운드 시리즈의 고비였던 3차전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도 테이텀이 4쿼터 8득점(FG 57.1%)을 올리며 득점을 주도했기에 가능했다. 5차전의 승리도 테이텀의 손에서 시작됐다. 테이텀은 호포드와의 2대2플레이를 통해 앨리웁 덩크를 합작하는 등 공격을 주도, 이도 모자라 4쿼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승부를 결정짓는 골밑 득점을 성공시키는 담대함까지 보여줬다. 테이텀은 5차전, 4쿼터에만 10득점(FG 40%)을 올린 것을 포함, 이날 총 25득점(FG 53.3%) 3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 데뷔시즌 첫해에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를 밟는 귀중한 경험을 맛보게 됐다.

테이텀의 활약을 두고 폴 피어스는 SNS를 통해 “테이텀은 나보다 더 위대한 선수가 될 것”이란 말로 후배가 보여준 경기력을 아낌없이 칭찬하고 나섰다. 스티븐스 감독도 “테이텀의 경기력은 신인의 경기력이 아니다. 그는 항상 베테랑처럼 플레이하고 배짱이 넘치는 선수다”는 말을 전했다는 후문. 테이텀의 롤 모델인 피어스는 데뷔시즌 PO 무대조차 밟지 못했지만, 테이텀은 1라운드와 2라운드를 넘어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까지 밟는 등 대선배들의 발자취를 뛰어넘고, 보스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신인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Playoff Al’ 알 호포드, 젊은 팀 보스턴을 이끄는 든든한 리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애틀랜타 호크스를 떠나 보스턴로 이적, 커리어의 전환기를 맞이했던 호포드는 올 시즌 스트레치형 빅맨으로 완벽히 변신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호포드는 정규리그 공수에서 안정된 기량을 선보이며 팀을 동부 컨퍼런스 2번 시드로 견인했고, 호포드 개인은 정규리그 강력한 올해의 수비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등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호포드의 활약은 정규리그에 그치지 않고 이번 PO에서도 계속 되고 있다. 호포드는 PO 12경기에서 평균 17득점(FG 57.8%) 8.7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 보스턴 공격과 수비의 핵심 역할을 맡으며 팀의 2년 연속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이끌었다.

최근 센터 포지션이 아닌 파워포워드 포지션으로 뛰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던 호포드는 올 시즌은 그 꿈을 이루었다. 당초, 스티븐스 감독은 올 시즌도 호포드를 센터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허나, 정규리그 개막과 동시에 헤이워드를 부상으로 잃으며 시즌 플랜이 어그러졌다. 이에 스티븐스 감독은 호포드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호포드의 짝으로 베인즈와 다니엘 테이터스 등 빅맨들을 붙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호포드도 보스턴 이적 첫 해에는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역할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워낙 농구에 대한 이해도, 즉 BQ가 좋은 선수라 올 시즌은 보스턴의 시스템 농구에 완벽히 적응하며 다재다능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꽃피웠다.

호포드는 안정적인 미드레인지 점퍼와 힘을 앞세운 포스트업으로 많은 득점을 올린 것은 물론, 하이포스트에선 컨트롤타워로 변신해 동료 선수들의 득점을 도왔다. 어빙이 올 시즌 득점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것도 호포드가 간결한 볼 처리 등으로 경기운영을 도와줬기 때문. 또, 호포드는 팀 내의 고참급 선수임에도 쉬지 않고 오프 볼 스크린을 거는 등 선수들의 동선 정리를 도왔고, 때로는 선수들과 픽앤 롤과 픽앤 팝 등 2대2플레이를 통해 본인이 직접 득점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수비범위로 보스턴의 전체적인 수비력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정규리그 보스턴은 평균 100.4실점(득·실점 마진 +3.6)만을 기록하는 강력한 수비력을 앞세워 리그의 판도를 주도하는 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호포드는 2라운드 3차전, 연장전을 접수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며 ‘Playoff Al’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비단, 공격뿐만 아니라 이날 수비에서도 호포드의 활약이 빛났다. 스티븐스 감독은 호포드의 대인수비력을 믿고 야니스 아데토쿤보, 조엘 엠비드 등 상대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들의 수비를 호포드에게 맡겼다. 호포드는 시리즈 내내 인사이드 파트너인 베인즈와 함께 강력한 압박수비로 엠비드를 괴롭혔고, 이에 짜증이 난 엠비드는 3차전 종료 직후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반칙 없이 나를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늘 경기에서 몇몇 판정들은 분명 공평하지 못했다”는 말을 전했지만 경기를 지켜본 사람들은 이를 패자의 투정으로밖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호포드는 엠비드의 슛을 두 차례나 블록슛으로 저지하는 등 거친 수비를 펼쳤음에도 반칙은 단 1개도 기록하지 않았다. 호포드는 시리즈 내내 득점보단 수비에 더 집중, 엠비드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보스턴의 시리즈 우세를 지켜냈다.

무엇보다 호포드의 진가가 빛나는 것은 팀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대학시절부터 뛰어난 리더였던 호포드는 케빈 가넷으로부터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라커룸 리더라는 평가를 받은 선수답게 젊은 선수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주며 정신 상태를 다 잡아주었다. 또, 승부처 상황에선 어김없이 중요한 득점과 수비를 성공시키며 흔들리는 팀 분위기도 정상으로 돌려놓는 등 호포드는 본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베테랑 리더십으로 보스턴의 젊은 선수들을 이끌며 마침내 커리어의 첫 파이널이자 동부 컨퍼런스 대권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호포드는 PO 통산 104경기 평균 34.6분 출장 13.8득점(FG 51.1%) 8.1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테리 로지어, 이제는 당당한 보스턴의 주전 포인트가드!

어빙이 없는 지금, 보스턴의 백코트를 이끌고 있는 선수는 마커스 스마트(24, 193cm)도 아닌 바로 테리 로지어(24, 188cm)다. 정규리그 종료를 얼마 앞두지 않고 손가락부상으로 물러났던 스마트는 지난 1라운드에 복귀, 조연을 자처하며 로지어의 든든한 파트너가 돼주고 있다. 반대로 2015년, 보스턴 입단 이후 줄곧,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철저히 조연에 머물렀던 로지어는 올 시즌은 선배들의 연이은 이적과 부상이탈 등으로 기회를 잡았고, 당당히 보스턴의 주축 멤버로 올라섰다. 로지어는 어빙과 스마트가 부상으로 빠진 시즌 막판, 홀로 보스턴의 백코트를 잘 이끌며, 동부 컨퍼런스 1번 시드인 토론토를 추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제공하는 등 보스턴에서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로지어는 2015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5순위로 보스턴에 입단했다)

PO에서도 로지어의 활약은 계속 되고 있다. 어빙은 플레이오프 개막 전, 격려차 로지어의 집을 방문해 조언을 건네면서 본인의 아끼던 신발을 로지어에게 선물, 로지어의 활약을 응원했다. 평소에도 두 사람은 자주 붙어 다니며 서로의 플레이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로지어는 2라운드 개막을 앞두고 ESPN과의 인터뷰에서 “카이리의 충고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어빙은 나를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문제점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어빙은 나에게 단단한 믿음을 주고 있고 나 역시 나 스스로를 믿으며 어빙의 믿음에 보답하기 노력 중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비단, 어빙은 로지어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홈이든 원정이든 선수단과 동행, 벤치에 앉아 동료 선수들을 응원하는 등 보스턴은 코트에서 뛰는 선수부터 부상으로 개점휴업에 들어간 선수들까지 모두 합심하고 있는 ‘One Team’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어빙의 기를 확실히 받은 탓일까. 로지어는 이번 PO에서 ‘카이리 로지어’, ‘로지어빙’이란 별칭으로 불리며 보스턴의 돌격대장을 맡고 있다. 어빙만큼이나 볼 핸들링이 좋기로 소문난 로지어는 화려한 볼 핸들링과 운동능력을 앞세운 과감한 돌파로 상대팀들의 수비망을 찢어놓고 있다. 승부욕이 강한 로지어는 상대에게 돌파를 허용하면 곧장, 이를 돌파로 되갚는 등 저돌적인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정규리그 때는 어빙이 수비망을 흔들고 찬스를 만들어줬다면 이번에는 로지어가 수비망을 흔들고 외곽이나 인사이드에 있는 선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고 있다. 그 결과, 보스턴은 2라운드에서 평균 12개(3P 37.3%)의 3점슛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폭발력에 비해 시야가 좁다는 것이 흠인 로지어였지만, 이번 PO를 거치며 어시스트에도 눈을 뜨는 등 로지어는 점점 더 막을 수 없는 선수로 진화하고 있다.   

#2017-2018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 테리 로지어 3점슛 성공률 분포도(*10일 기준) 

덩달아 위에 분포도에 나타나듯이 외곽포까지 불을 뿜고 있다. 로지어는 올 시즌 PO에서 평균 3.2개(3P 39.6%)의 3점슛 성공을 기록, 2라운드에선 평균 3.4개(3P 41.5%)의 3점슛 성공을 기록하는 등 로지어의 손끝 감각은 도저히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특히, 로지어는 최근 5경기에서 4쿼터에만 총 62득점(FG 58.8%)을 기록하는 등 4쿼터의 사나이로 등극, 클러치타임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골든 스테이트에게 약속의 3쿼터가 있다면, 보스턴에는 로지어가 보여주는 약속의 4쿼터가 있다. 로지어는 1라운드 5차전, 스마트의 복귀 이후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공격에만 더욱 집중하는 등 보스턴의 새로운 중심으로 등극, 지난 시즌은 조연으로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을 맞이했던 것과 달리 올 시즌에는 당당히 주연으로 생애 첫 파이널 진출에 도전할 기회를 갖게 됐다.

현재, 美 현지 언론 중 하나인 Sporting News는 “로지어의 등장이 오프시즌 보스턴의 차기시즌 계획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보스턴은 오프시즌 어빙과 로지어를 두고, 결정의 순간에 직면할 것이다”는 말을 전할 정도로, 현지에서 로지어의 주가는 최상한가를 치고 있다. 지금이야 저가의 연봉에 고효율을 보여주고 있지만 언제까지 로지어를 저가의 연봉에 묶어둘 수는 없는 상황. 로지어는 올 여름, 보스턴과 연장계약을 논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어빙의 부상이력도 보스턴의 선택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보스턴은 헤이워드와 어빙의 부상으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유도하는 데는 성공했다. 다만, 이에 그치지 않고 헤이워드와 어빙의 입지까지 위협하면서 오프시즌 보스턴은 향후 팀 미래의 설계를 위해 다소 머리가 아프기는 하지만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이밖에 보스턴은 브라운과 스마트 등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이고 있다. 정규리그 테이텀과 함께 보스턴의 스윙맨 라인업을 구축, 지난 시즌보다 한층 더 발전된 수비력으로 올 시즌 강력한 기량발전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브라운은 이번 PO에선 공격력까지 일취월장한 모습으로, 또 한 번의 성장을 거듭했다. 브라운은 지난 1라운드 2차전, 30득점(FG 54.5%)을 기록, NBA PO 역사상 최연소 +30득점을 기록한 선수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2라운드 1차전을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했던 브라운은 2라운드에선 스마트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벤치멤버로 변신, 4경기 평균 27분 출장 15.3득점(FG 53.5%) 5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보스턴의 벤치득점을 이끌었다. 5차전에는 선발로 나와 1쿼터에만 6득점(FG 75%)을 기록하는 등 24득점(FG 76.9%)을 올리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마찬가지로 오랜 부상재활을 끝내고 복귀한 스마트도 보스턴의 앞선 수비를 한층 더 탄탄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2라운드 선발 슈팅가드로 출전한 스마트는 외곽에서 시몬스의 수비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담당, 이를 성실히 수행했다. 시몬스는 스마트의 수비에 막혀 쉽게 인사이드로 파고들지 못했고, 이는 필라델피아의 공격흐름이 둔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전부터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NYK) 등 본인보다 신장이 큰 선수들을 상대로도 좋은 수비를 보여줄 정도로, 수비력 하나는 이미 입증이 끝난 선수라, 이번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제임스를 막을 스티븐스의 필승카드로 스마트가 선택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무엇보다 스마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재계약 여부를 논의해야하기에, 보스턴과 재계약을 간절히 원하는 스마트로선 남은 경기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가 매우 중요하게 됐다.

스티븐스 감독은 5차전 경기 종료 후 CBS Sports와의 인터뷰에서 “르브론은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우리에게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은 험난한 도전이 될 것이다”는 말을 전했고, 호포드도 “사람들의 머릿속엔 우리의 승리가 없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날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고, 수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하나의 팀으로 이를 극복했다. 우리는 분명, 좋은 기회이자 엄청난 도전을 눈앞에 두게 됐다. 그저 지금처럼 우리가 했던 것을 그대로 코트 위에서 보여준다면 우리는 또 한 번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로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클리블랜드와의 맞대결을 앞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정규리그 보스턴은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1승 2패의 열세를 기록했다. 1라운드와 달리 2라운드에서 제임스 이외의 다른 클리블랜드 선수들의 경기력이 살아났다는 것도 보스턴에겐 부담스러운 상황. 그러나 보스턴은 이번 PO가 고난의 시간이 될 것이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스티븐스 감독을 중심으로 하나 된 One Team의 모습을 보이며 결국,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왔다. 현재로선 클리블랜드의 절대적인 우세가 예상되지만, 한편으론 그간 반전에 반전을 보여준 보스턴의 스티븐스 매직이 클리블랜드를 상대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 같단 막연한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점프볼 DB, 나이키, NBA 미디어센트럴, 아디다스 NBA.com(*슛 차트)

#기록참조-NBA,com, BASKETBALL REFERENCE



  2018-05-10   양준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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