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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샘슨 “우리 진짜 목표는 가을야구 아닌 우승”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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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5 (목) 08:22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비상 속엔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이 있다. 선발 로테이션을 변함없이 지켜주는 동시에 이닝 이터 역할을 해주는 샘슨이 있기에 한화 마운드의 숨통이 트인다. 조만간 출산 휴가를 떠나는 샘슨의 한국 야구 적응기를 들어봤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샘슨 “우리 진짜 목표는 가을야구 아닌 우승”

 
[엠스플뉴스=광주]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지구에서 맛볼 수 있는 가장 큰 기쁨 가운데 하나다. 특히 자신의 첫 아이라면 더 그렇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도 그 기쁨을 느낄 ‘예비 아빠’다. 아들 출산을 보기 위해 잠시 팀을 떠나는 샘슨은 더 강한 에너지를 받은 뒤 돌아오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한화의 올 시즌 비상이 심상치 않다. 그 중심엔 선발진의 든든한 버팀목인 샘슨이 있다. 올 시즌 8승(5패)을 기록 중인 샘슨은 이 흐름대로라면 한화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가 될 분위기다. 한화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한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선수는 세드릭 바워스(11승·2007년)·미치 탈보트(10승·2015년)·알렉시 오간도(10승·2017년)까지 단 세 명이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샘슨 “우리 진짜 목표는 가을야구 아닌 우승”

 
만약 남은 시즌 4승만 더한다면 샘슨은 한화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한 시즌 승리를 거둔 외국인 투수가 된다. 이는 곧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매우 커진단 의미기도 하다.
 
샘슨도 한화의 가을야구 한(恨)에 대해 잘 안다. 10년 넘게 풀지 못한 가을야구의 한을 풀고 싶은 샘슨의 목소리에도 어느덧 힘이 꽤 들어갔다. 샘슨은 가을야구뿐만 아닌 우승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목소릴 높였다. 한화의 ‘복덩이’이자 ‘특급 에이스’기에 허투루 흘려들을 수 없는 샘슨의 말이었다.
 
샘슨 “지성준에게 외모 가꾸는 팁을 전해주겠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샘슨 “우리 진짜 목표는 가을야구 아닌 우승”

 
이제 진짜 여름이 찾아왔다. 정말 습하고 더운 날씨인데 투구에 영향이 있을까.
 
(아무렇지 않단 표정으로) 날씨가 더워지는 건 전혀 문제없다. 오히려 긍정적이다. 나에게 익숙한 온도라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더 잘 던질 것 같다.
 
충분히 수긍이 되는 자신감이다. 이제 한국 야구에 적응이 완벽하게 된 것 같다.
 
확실히 KBO리그는 경쟁력이 있다. 올 시즌 전엔 ‘오픈 마인드’로 시작했기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 불가능했다.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 경기마다 2~3명 정도의 타자와 정말 어렵게 상대하는 상황이다. 이젠 나만의 공격적인 투구에 조금 더 집중할 때다.
 
무엇보다 이닝 소화 능력이 돋보인다. 올 시즌 7월 4일 기준 99.2이닝 소화로 리그 선발 이닝 소화 7위에 오른 상태다. 등판마다 평균 5.8이닝을 소화하는 것으로 기록이 나온다.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수치인 건 맞다. 하지만, 항상 더 나아지고 싶은 욕심이 있다. 체력엔 전혀 문제가 없다. 시즌이 끝난 뒤엔 평균 6이닝 이상 소화하는 숫자가 나오길 원한다.
 
사실 탈삼진 숫자가 더 놀랍다. 올 시즌 123탈삼진으로 이 부문 리그 1위에 오른 상태다. 올 시즌 속구 구속 리그 3위(148.7km/h)의 힘일까.
 
속구의 힘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화구가 잘 어울리면서 탈삼진 개수가 많아졌다. 특히 다른 궤적의 두 가지 커브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조금씩 변화를 줄 계획이다.
 
지금까지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 하나를 꼽자면 어떤 경기일까.
 
(고민 없이 곧바로) 6월 30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나온 지성준의 끝내기 3점 홈런 경기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경기였다.
 
얘기가 나온 김에 빠뜨릴 수가 없겠다. 전담 포수인 지성준과 정말 친한 사이인 것 같다.
 
(엄지를 치켜세우며) 정말 좋은 친구다. 이렇게 완벽한 호흡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무엇보다 밝은 미래가 보이는 포수다. 실력도 점점 좋아지는 게 보인다.
 
지성준이 종종 “못생겼다”고 장난으로 놀리던데(웃음).
 
(고갤 내저으며)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더 낫다. 그 말은 지성준의 바람일 뿐이다. 내가 외모 가꾸는 팁을 주겠다(웃음). 사실 나도 (지성준이) 주루 도중 넘어졌을 때 많이 놀렸다. 그래도 최근 중요한 득점권 기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에 칭찬을 더 많이 해주고 싶다.
 
‘가을야구 넘어 우승’ 샘슨 “두산 따라잡을 수 있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샘슨 “우리 진짜 목표는 가을야구 아닌 우승”

 
이제 한국 생활엔 어느 정도 적응했나.
 
처음 한국으로 오는 거지만, 정말 모든 게 만족스럽다. 숙소와 음식 모두 그렇다. 특히 ‘한우구이’ 음식점이 정말 맛있다(웃음). 한화가 다음 시즌에도 나와 재계약을 할지 모르겠지만, 한국과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언제였나.
 
(곧바로) 한화 팬의 응원이다. 원정 경기에도 팬들이 정말 많이 온다. 열정 하나는 진짜 최고다. 등판마다 내 유니폼을 입고 오는 팬도 떠오른다. 내 유니폼을 많이 못 봤는데(웃음). 아 팬 한 분이 더 있다.
 
누구인가.
 
숙소 근처 동네 슈퍼마켓 사장님이다(웃음). 경기가 끝나고 슈퍼마켓에 가면 음식을 주면서 잘하라고 응원해주시더라. 정말 감사할 뿐이다. 그만큼 많은 팬이 찾아주시는 홈경기에서 응원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가 언제인지 잘 아는가.
 
(고갤 끄덕이며) 물론이다. 11년 전으로 안다. 우리 팀 선수단 모두 가을야구 징크스를 깨는 것뿐만 아니라 우승까지 노리는 게 진짜 목표다. 부상 선수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지금까지 좋은 성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 리그 선두 두산을 따라잡는 게 가능할 거로 믿는다.
 
샘슨 개인이 남은 시즌 이루고 싶은 소망도 있을까.
 
아직 어느 정도는 만족하면서도 어떤 면은 불만족스러운 느낌이 있다. 물론 나의 최종 목표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우승하는 거다. 그것만 이뤄져도 좋다. 4승만 하면 구단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이라고 들었는데 당연히 그 목표도 달성하고 싶다. 야구는 오묘한 경기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웃음).
 
7월 5일 등판을 마친 뒤 미국으로 아들 출산 휴가를 떠난다고 들었다.
 
(환하게 웃으며) 잠시 팀을 떠나야 해서 아쉽지만, 첫 아이를 볼 생각에 매우 설렌다. 아들인데 아이를 손으로 드는 순간이 정말 기대된다. 잠시 휴가를 다녀오면 에너지가 조금 더 생길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지금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겠다고 꼭 약속드린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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