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성장세, 나도 무섭다"…영플레이어상 '0순위' 포항 송민규
시즌 4골 2도움 독주…포항의 새 해결사
(성남=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는 스물한 살의 미드필더 송민규(포항)가 올 시즌 프로축구 영플레이어상(신인상) '0순위' 후보로 떠올랐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에서 10라운드까지 4골을 넣은 송민규는 6일 현재 득점랭킹에서 이동국(전북), 데얀(대구) 등 '형님'들과 함께 당당히 공동 6위에 올라있다.
공격포인트 순위에서도 7위(6개)로 고공비행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늦어지던 지난 3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실제 연말 시상식 투표와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한 '미리 보는 영플레이어상' 모의투표에서 송민규는 조규성(전북), 오세훈(상주)에 이어 3위에 그쳤다.
하지만 넉 달이 지난 지금은 송민규가 단연 '최고'로 꼽힌다. 다른 후보들을 잊게 할 정도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꾸준히 펼쳐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송민규는 27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득점력이 확연하게 좋아지고 있다.
송민규는 원래 상대 선수를 등진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어 공간을 파고드는 플레이가 강점인 선수다.
이를 간파한 상대 선수들이 올 시즌부터는 송민규를 두고 '기다리는 수비'를 펼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그러자 슈팅할 공간이 자주 열리고 있다.
송민규는 "안 붙어주니 드리블을 하면서 슛을 편하게 할 수 있다"면서 "수비수를 등진 상황이든 아니든, 드리블할 공간이 넓든 좁든 자신 있다"고 말했다.
수비수들에게 '다가서지도, 멀어지지도 못하는 그대'나 마찬가지인 송민규를 더 무섭게 만드는 건, 부단한 노력으로 업그레이드한 슈팅력이다.
5일 열린 성남FC와의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송민규는 2골 1도움을 쏟아내며 포항의 4-0 대승을 끌어냈다.
특히 두 번째 골 장면이 송민규의 성장세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수비를 앞에 두고 반 박자 빠른 슈팅을 다리 사이로 날려 성남의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도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
송민규는 "슈팅에 대해서는 골키퍼 코치님께 많이 물어본다"면서 "안으로 들어가서 반 박자 빠르게 꺾어서 때리면 골키퍼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다고 배웠다. 연습을 많이 했는데, 잘 통했다"고 말했다.
요즘 김기동 포항 감독은 쑥쑥 성장하는 송민규에게 '요즘 축구가 재밌지?'라고 자주 묻는다고 한다.
송민규 역시 "나도 내가 성장하는 게 느껴진다. 무서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송민규가 끊임없는 훈련과 연구로 자신을 계속 무섭게 만든다면, 올 시즌 영플레이어상은 그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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