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잠실실내/민준구 기자]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전격은퇴를 선언한 이시준이 홈 팬들 앞에서 아름다운 은퇴식을 맞이했다. 이상민, 강혁, 이정석 등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가드 왕국을 건설한 이시준의 마지막은 그 누구보다 뜻 깊었고 따뜻했다.
2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원주 DB의 4라운드 맞대결. 경기 시작 전 이시준의 아들인 이시헌(8)군이 시투에 나섰다. 전반이 끝난 뒤 하프타임이 되자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시준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삼성에서 활약한 이시준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흘러나온 후, 감사패 증정과 선수단이 선물을 준비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시준과 가족들이 함께 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낸 이번 은퇴식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시준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랑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 선수 생활은 끝나지만, 지도자로 돌아와 다시 팬 분들의 품으로 돌아오겠다. 다 인사드릴 수 없을 만큼 감사한 분들이 많다. 정말 감사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 준 모든 분들에게 인사 전하고 싶다”며 은퇴식 소감을 전했다.
명지대를 졸업한 이시준은 2006년 드래프트 6순위로 삼성에 지명되며 9년간 줄곧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커리어 통산 400경기 출전에 평균 5.3득점 1.5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핵심 식스맨 역할을 해냈다. 매 시즌마다 팀의 주역은 아니었지만, 화려한 선수들의 뒤를 든든히 받쳐준 그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난 삼성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또 이시준은 근래 보기 힘든 ‘원 클럽 맨’이다. 상무 시절을 제외한 9시즌을 모두 삼성에서 활약한 것. 코뼈가 부러지는 등 큰 부상이 늘 함께 했지만, 그 누구보다 투지와 근성 있는 플레이로 팀의 활력소가 됐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한 번씩 터뜨리는 3점슛도 일품이었다.
입단 예정이었던 2005-2006 시즌에는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옆에서 지켜봤다. 2007-2008, 2016-2017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으나, 아쉽게 반지를 껴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삼성의 좋을 때는 물론, 최하위권에 머물렀을 때도 함께 한 이시준은 삼성과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다.
이상민 감독은 “삼성으로 왔을 때 (이)시준이와 손발을 처음으로 맞춰 봤다. 정말 빠르고 슛도 좋아 가드가 갖춰야 될 모든 부분을 다 가진 선수였다. 이제 은퇴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그의 앞날이 밝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프로무대는 떠났지만, 이시준은 현재 삼일중학교 코치 생활로 농구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제는 자신의 손으로 키워낸 제자들이 프로무대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을 한 때 가드왕국으로 불리게 했던 핵심멤버인 이시준은 이제 프로 선수로서의 커리어를 마쳤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팬들은 그의 허슬 플레이와 승리를 향한 의지를 기억하고 있다.
# 사진_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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