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안우진, 배구심판 어머니 기운 받고 온 사연
KS 앞두고 배구장 찾아 심판 어머니 처음으로 지켜봐
"어머니는 부상 조심하라고 했지만, 온몸 던져 던질 것"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키움 히어로즈의 핵심 불펜 안우진(20)은 체육인 집안 출신이다.
안우진의 어머니는 여자배구 한일합섬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김지은 심판이다.
안우진은 취학 전 어머니의 권유로 배구를 배우기도 했다.
22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라커룸 앞에서 만난 안우진은 "어머니를 따라 배구를 배우면서 리시브를 받았는데, 어린 나이에 손목이 너무 아프더라"라며 "아픈 게 싫어 배구를 하기 싫다고 떼를 썼다. 그리고 며칠 뒤 사회인 야구를 하던 아버지를 따라 야구를 배웠고, 그 길로 야구 선수가 됐다"고 회상했다.
안우진은 야구 선수가 된 뒤 자연스럽게 배구와 거리를 뒀다.
현역 배구 심판으로 활동하는 어머니의 모습도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다.
안우진은 최근에야 난생처음으로 배구 코트에 선 어머니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그는 18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경기를 절친한 사이인 kt wiz 강백호와 관람했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앞두고 머리를 식히고 어머니의 기운을 받기 위해서였다.
안우진은 "플레이오프를 마치고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싶어 배구장을 찾았다"며 "심판 보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직접 본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는 야구장엔 자주 오시나'라는 말에 "어머니는 내 경기를 잘 못 보시는 편"이라며 "내가 실수할까 봐 못 보시겠다고 하더라. 모든 어머니의 마음이 그런 것 같다"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안우진은 '어머니가 체육계 선배로서 어떤 조언을 해주셨나'라는 질문엔 "어머니는 항상 다치지 말라고만 하신다"고 말했다.
김지은 심판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현역 선수 생활을 접은 경험에서 아들에게 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안우진은 어머니 앞에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몸을 아낄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선수 인생에서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온 몸을 던져 공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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