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이정현 부상 이탈…'2번' 없이 치르는 코트디부아르전
득점원인 슈팅 가드 포지션 모두 쓰러져…차선책들도 단점 명확
(광저우[중국]=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2번(슈팅가드)'의 부재다.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에서 한국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선발 슈팅가드로 나섰던 이정현(KCC)은 6일 중국전에서 발목을 다쳤다.
2쿼터 중반 3점 슛을 시도한 후 착지하던 그는 상대 자오루이의 넣은 발을 밟고 코트에 쓰러졌다.
코치진의 부축을 받고 벤치로 물러났던 그는 하프타임에 휴식을 취한 후 후반전에 다시 투입됐지만, 통증이 심한 듯 경기 내내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이정현은 7일 대표팀 연습에도 불참했다.
김상식 감독은 그의 부상이 악화해 8일 코트디부아르와 17∼32위 순위결정전 2차전에 나설 수 없다고 전했다.
백업 슈팅가드 이대성(현대모비스)도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발목을 다쳤다.
부상은 제대로 걷기 힘들 정도로 심각했다. 중국전에서 경기 시작 전 선수단 인사를 위해 코트에 선 이대성은 느린 걸음으로 절뚝이며 움직였다.
포지션의 구분이 점점 옅어지는 게 최근 농구 트렌드긴 하지만, 본래 슈팅가드는 팀에서 득점을 책임지는 자리다.
이대성과 이정현도 마찬가지였다. 두 선수는 이번 월드컵에서 나란히 경기당 평균 10득점씩을 기록했다.
라건아(22.3점)에 이어 팀 내 공동 2위다.
이정현은 경기당 평균 4.0 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내 도움 1위도 기록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아프리카 팀답게 화력전을 즐긴다.
수비에 힘을 쏟기보다는 실점 후 빠른 속공을 펼쳐 골로 갚는 전략을 선호한다.
'점수 쟁탈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코트디부아르전에서 득점 비중이 높은 이정현과 이대성의 공백은 더욱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부상자를 제외하고 현재 대표팀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가드는 김선형(SK)과 박찬희(전자랜드), 허훈(kt) 3명이다.
이들은 모두 소속팀에서 포인트가드를 보는 선수들이다.
박찬희는 신장이 크고(190㎝) 드리블이 좋지만, 슈팅 능력이 부족하다.
김선형(187㎝)과 허훈(181㎝)은 슈팅가드를 맡기엔 키가 너무 작다.
허훈은 이번 월드컵에서 출전 시간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조합은 김선형이 슈팅가드, 박찬희가 포인트가드를 맡는 조합이다.
작아진 신장으로 인해 수비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김선형이 뛰어난 득점력을 가진 만큼 공격에서는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포워드가 2번 자리를 맡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는 외곽 슛 능력이 있는 최준용(SK)이나 스몰포워드로 뛰고 있는 정효근(전자랜드), 양희종(KGC인삼공사)이 슈팅 가드 자리에 서게 된다.
다만 이 조합의 경우 전체적인 팀의 스피드가 저하되기 때문에 속공 중심의 농구를 선호하는 한국으로서는 오래 가동하기 힘든 포지션이다.
코트디부아르는 한국을 42점 차로 대파했던 나이지리아와 순위결정전에서 접전을 펼쳤다.
조직력은 다소 부족했지만, 개개인이 보유한 기술과 신체 능력은 인상적이었다.
난적과 경기에서 슈팅가드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 김상식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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