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하는 롯데 한동희, 2년 넘게 기다린 보람 있네
9일 한화전에서 2홈런 4타점 활약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한동희(21)를 믿고 기다린 보람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롯데는 지난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9차전에서 5-3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한화와의 주중 3연전에서 2승 1패를 수확하고 6연속 루징시리즈 사슬을 끊었다.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한동희가 '해결사'로 나섰다.
한동희는 1회 2사 1, 2루에서 중월 스리런 홈런을 터트린 데 이어 한화가 추격해온 6회에는 우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한동희는 3타수 2안타 4타점 대활약으로 팀 득점을 거의 혼자서 책임지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롯데가 손꼽아 기다려온 순간이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한동희는 타고난 타격 재능과 성실한 훈련 자세로 많은 기대를 불러모았다.
롯데는 한동희를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개막전 3루수로 선발 기용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동희에게 기회를 몰아주기 위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황재균(kt wiz)을 붙잡지 않았고, 올 시즌에는 전병우를 키움 히어로즈로 트레이드했다.
역시 3루수 자원인 김민수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올해 연습경기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지만 우선순위에서 한동희에게 밀렸다.
하지만 이러한 독보적인 기대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인지 한동희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한동희는 지난해 87경기에서 타율 0.232에 그쳤다. 올해에는 59경기에서 0.203으로 뒷걸음질 쳤다.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했고, 타석에서는 결정적인 찬스에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며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올 시즌에도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동희는 지난 8일까지 타율 0.248에 4홈런 14타점에 그쳤다. 득점권 타율은 1할대에 불과했다.
키움으로 이적한 전병우가 펄펄 날고, 김민수가 2군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몰아치면서 한동희에 대한 여론은 악화해갔다.
그런데도 허문회 롯데 감독은 한동희를 꾸준하게 기용했다. 잘하든 못하든 변함없이 주전 3루수로 대우했다.
그 한결같은 믿음 속에서 한동희는 먼저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았고, 이제는 타격에서 잠재력을 터트리고 있다.
한동희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23, 2홈런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9일에는 대포 2방으로 완연하게 기지개를 켰다.
관건은 한동희가 지금의 타격감을 얼마나 꾸준하게 이어가느냐다.
한동희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520에 25타석에서 삼진이 4개에 불과할 정도로 강하지만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191에 그치고 있다.
언더핸드 투수 상대 타율은 0.294로 3할에 근접한다.
기본적으로 프로야구에는 오른손 투수가 왼손 투수보다 많다. 좌타자들은 타석의 위치상 오른손 투수들의 공을 더 오래 볼 수 있다.
한동희와 달리 강백호(Kt), 이정후(키움)가 신인 때부터 빛나는 활약을 펼친 데에는 좌타자라는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동희의 왼손 투수에 대한 강점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이제 한동희가 오른손 투수까지 적응을 마친다면 그동안의 기다림은 화끈하게 보상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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