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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亞선수권 통해 본 2군 제도 필요성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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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1 (화) 15:22

                           

U20 亞선수권 통해 본 2군 제도 필요성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경기에 못 나갔던 만큼 마음껏 뛰고 오겠습니다.”

 

지난 29일 막을 내린 ‘2018 제19회 아시아남자청소년(U20)배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최익제(KB손해보험), 임동혁(대한항공)이 대회 출발 전 꺼낸 말이다.

 

이번 대표팀에 포함된 프로 선수는 3명이다. 최익제, 임동혁과 더불어 현대캐피탈 김지한이 그 주인공이다. 세 선수는 대표팀에서 본연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그 결과 한국 청소년대표팀은 결승에 진출, 내년에 있을 ‘2019 U21 세계남자청소년배구선수권대회’ 참가자격을 얻었다.

 

대회에 앞서 강성형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주축선수들 경기 감각이 살아나지 않아 걱정이다”라며 우려를 전한 바 있다. 주전 세터 최익제, 주포 임동혁은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강 감독이 걱정한 이유는 ‘실전 감각’ 때문이다. 최익제와 임동혁은 지난 1년 남짓 기간 동안 실전 무대에서 제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프로 1년차로서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한 탓이다.

 

최익제가 속한 KB손해보험엔 황택의, 양준식이 있다. 3옵션 신인 세터가 ‘세터’로 투입될 기회는 드물었다. 소속팀에서 훈련 역시 대부분 주전 세터를 중심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세터-공격수 호흡이 중요한 배구는 이 부분에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U20 亞선수권 통해 본 2군 제도 필요성

 

상황은 임동혁도 비슷하다. 제천산업고 재학 시절 그는 고등부를 휩쓴 아포짓 스파이커였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서 처지가 바뀌었다. 외인 밋차 가스파리니가 이 자리에 버티고 있었기 때문. 그 때문에 임동혁은 지난 2017~2018시즌 간간히 원 포인트 서버로 코트를 밟았을 뿐이었다.

 

많은 지도자들이 ‘실전’만큼 좋은 훈련은 없다고들 말한다. 이에 빗대 말하면 최익제와 임동혁은 지난 한 시즌 동안 ‘가장 좋은 훈련’을 받지 못한 셈이다. 경기 감각이 무뎌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이들 외에도 많은 신인 선수들이 호소하는 문제다. 프로 1, 2년차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을 밀어내고 주전으로 뛰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경기 도중 교체 투입되며 팀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맡는다. 평소 실전 경험이 적은 상태에서 갑작스런 투입은 이들의 활약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부분 프로 스포츠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군 제도’를 둔다. 2군 내 경쟁을 통해 감각을 쌓고, 실력을 키운다. 성적을 내야하는 1군과 달리 2군은 선수를 키우고 개발하는 데 목적을 둔다. 1군이 정예군이라면 2군은 육성군인 셈이다.  

 

아시아 2위. 한국 남자 청소년대표팀은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여기서 뛴 선수들은 아직 ‘보석’은 아니더라도 가공하고 다듬으면 충분히 빛날 원석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당장 성적이 필요한 1군에서는 이들이 조련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한다.

 

매년 꾸준히 제시되는 배구 ‘2군 리그’의 필요성. 이번 U20 청소년대표팀을 보며 이를 다시 한 번 느꼈다. “경기에 뛰지 못한 만큼 마음껏 하고 오겠다”던 선수들의 ‘한풀이’를 보며 어딘가 짠했다면 그 때문이 아닐까. 청소년대표팀이 어렵게 따낸 내년 U21 세계선수권 진출 티켓. 다시 한 번 이들이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에도 지금처럼 호성적을 낼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사진/ 아시아배구연맹(AVC) 제공



  2018-07-31   이광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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