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양준민 기자] 무려 14년이나 걸렸다. 바로 늑대군단,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말이다.
지난해 여름, 지미 버틀러의 깜짝 영입으로 이른바 2017 NBA 신인드래프트 현장을 갑분싸로 만들었던 미네소타는 정규리그 47승 35패를 기록, 서부 컨퍼런스 8번 시드로 PO행 막차 탑승에 성공했다. 미네소타는 잭 라빈(23, 196cm)과 크리스 던(24, 193cm), 2017 신인드래프트 전체 7순위 지명권을 시카고 불스로 보내고 반대로 버틀러와 2017 신인드래프트 전체 16순위 지명권을 받아왔다. 시카고는 이 7순위 지명권으로 라우리 마카넨(21, 213cm)을 지명,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시카고에 대한 비판으로 얼룩졌던 여론은 시즌 종료 후에 두 팀 모두에게 득이 됐단 쪽으로 일단락됐다.
버틀러와 함께 타지 깁슨(33, 206cm), 자말 크로포드(38, 198cm) 등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을 대거 영입, 전력보강에 성공한 미네소타는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강력한 다크호스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6-2017시즌 미네소타는 경기주도권을 잡고도 막판에 무너지며 승리를 헌납하는 등 위기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에 미네소타는 지난해 여름 팀에 노련미를 더하기 위해 분주했다. 동시에 탐 티보듀 감독은 PO 진출을 위한 필승비책으로 시카고 감독 시절, 함께 했던 제자들을 대거 팀으로 불러들였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티보듀 감독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지미 버틀러-칼 앤써니 타운스-앤드류 위긴스를 앞세운 미네소타는 줄곧, 서부 컨퍼런스 상위시드를 유지했다. 허나, 지난 2월말, 휴스턴 로케츠와의 경기에서 버틀러가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결장을 확정, 이후 미네소타는 추락을 거듭하며 어느새 PO 진출의 마지노선까지 떨어졌다. 버틀러는 PO 개막을 목전에 앞둔 지난 4월에 복귀전을 가졌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은 덴버 너게츠, 샌안토니오 스퍼스, 유타 재즈 등 다른 팀들이 상승세를 타며 미네소타의 PO 진출을 위협하고 있어 매우 심각했다.
다행히 버틀러의 복귀와 함께 2연승을 달리며 급한 불을 끈 미네소타는 결국, 덴버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 가서야 PO 진출을 확정지었다. PO 진출권이 달린 중요한 경기답게 경기의 양상은 매우 치열했다. 두 팀은 정규시간 48분 내에 승부를 내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 경기는 연장에서 승부사의 면모를 보여준 버틀러의 활약 덕분에 미네소타의 112-106, 6점차 승리로 끝이 났다. 다만 기쁨은 여기까지였다. 이미 정규시즌, 티보듀 감독의 비합리적인 로테이션 운용으로, 선수혹사논란에 시달렸던 미네소타는 PO 1라운드, 휴스턴에 시리즈 전적 4-1로 완패, 14년 만에 진출한 PO를 1라운드에서 마무리했다.
▲‘신의 한 수’가 된 버틀러 영입, 그는 끝내 미네소타와 작별할까?
지난 시즌 미네소타의 PO 진출을 이끌었지만, 공(功)보다는 과(過)가 더 많았던 티보듀 감독의 신의 한 수는 바로 ‘버틀러의 영입’이었다. 2011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0순위로 시카고에 입단한 버틀러는 2014-2015시즌 기량발전상(MIP) 수상을 시작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난 시즌 버틀러는 정규리그 59경기에서 평균 36.7분 출장 22.2득점(FG 47.4%) 5.3리바운드 4.9어시스트로, 미네소타의 PO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버틀러가 미네소타에서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의 크기는 지난 시즌 후반기 그가 무릎부상으로 빠지고 난 후의 상황으로 충분히 증명됐다.
리그를 대표하는 공수 겸장 버틀러는 시즌 초반 공격보단 수비와 궂은일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타운스와 위긴스가 공격을 이끌어주길 원했던 버틀러는 스스로 조연의 역할을 자처, 라커룸 리더와 수비지휘자의 역할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다만, 위긴스와 타운스는 버틀러의 기대만큼 팀 공격을 주도하지 못했고, 그 결과, 미네소타는 클러치상황에서의 해결사 부재 등 2016-2017시즌의 약점을 전혀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승리가 절실했던 미네소타는 버틀러를 공격전면에 내세우기 시작, 버틀러는 11월 한 달에만 15경기에서 평균 26.5득점(FG 50.6%) 5.5리바운드 5.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미네소타에게 있어 버틀러가 단 시간에 팀의 중심으로 발돋움하며 그토록 원했던 PO 진출에 성공한 건 반가운 소식이었다. 허나, 반대로 앤드류 위긴스(23, 203cm)의 부진이 야기됐다는 점에선 그다지 반갑지 못했다. 위긴스는 2016-2017시즌 정규리그 82경기에서 평균 23.6득점(FG 45.2%) 4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 타운스와 함께 팀의 확고한 원투 펀치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평균 35.6%(평균 1.3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중·장거리 슛 능력이 눈에 띠게 발전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이전까진 위긴스를 향해 장기인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경기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혹평들이 많았다. 그러나 2016-2017시즌을 기점으로 그런 약점들이 개선됐단 평가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에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시즌 위긴스는 버틀러와 선의의 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됐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버틀러의 만남이 위긴스의 성장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위긴스는 시즌 내내 부진했고, 버틀러와의 경쟁에서 완벽히 밀리며 제 자리를 찾아가지 못했다. 미네소타의 입장에선 위긴스와 대형 연장계약을 체결 후 맞이한 첫 시즌이라, 그 부진이 더욱 쓰라릴 수밖에 없었다. 다만, 위긴스의 더딘 성장세도 문제였지만 중·장거리 슈팅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캐치 앤 슈터로 활용한 티보듀 감독의 전술도 분명, 문제가 있었다.(*위긴스는 2017-2018시즌 정규리그 82경기 평균 36.3분 출장 17.7득점(FG 43.8%) 4.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위긴스의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내년 여름 버틀러가 팀을 떠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버틀러는 미네소타가 제안한 4년 1억 1,000만 달러의 연장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처음 버틀러가 계약을 거부했을 때는 내년 여름 비제한적 FA로 미네소타와 재계약을 했을 때 더 많은 돈을 손에 넣을 수 있기에 거절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버틀러가 내년 여름 FA자격을 취득, 미네소타와 재계약을 체결한다면 5년간 1억 8,800만 달러의 거액을 품에 안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버틀러뿐만이 아니라 올 여름 다수의 선수들이 내년 여름 샐러리캡 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연장계약을 거절한 케이스가 여럿 있어 버틀러도 이 경우에 해당할 것이라 여겨졌다. 특히, 미네소타는 지난해 여름 트레이드로 버틀러의 버드 권한까지 함께 받아와 다른 팀보다 더 많은 돈을 버틀러에게 줄 수 있다. 여기서 래리 버드 예외조항(Larry Bird Exception)은 NBA에서 각 팀들이 베테랑과 계약할 때 샐러리캡을 초과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로, 래리 버드 예외조항은 소속팀에서 3년 이상 뛴 선수들과 재계약할 때만 적용된다. 만약, 버드 권한이 있는 상황에서 소속팀과 재계약한다면 최대 계약기간은 5년, 최대 연봉상승률은 첫해 연봉의 8%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다른 팀하고 계약은 계약기간 4년, 연봉상승률은 첫해 연봉의 5%가 보장된다)
허나, 이후 타운스와의 불화설 보도를 시작으로, 버틀러가 직접 SNS에 올라온 샌안토니오로 이적하란 글에 공감의 표시를 누르는 등 미네소타와 버틀러의 관계가 심상치 않은 것이 포착됐다. 이를 시작으로 내년 여름, 어빙과 버틀러가 한 팀에서 뭉칠 것이란 루머가 美 현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올 여름 어빙도 보스턴과의 연장계약을 거부, 이와 함께 뉴욕 닉스와 브루클린 네츠가 어빙의 영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루머가 대두되는 등 美 현지에선 버틀러와 어빙의 차기 행선지로 뉴욕을 언급하고 있다. 다만, 어빙은 이에 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등 그의 이적루머는 점점 더 수그러들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축구에서 선수들이 본인이 몸값을 올리기 위해 이적루머를 이용하는 것처럼 어빙 역시도 이 같은 방법을 착안했단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 ESPN은 “최근 리그 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버틀러가 내년 여름 팀에 잔류할 가능성은 12.1%로 집계됐다. 언론에 공식적으로 보도되지 않았을 뿐, 버틀러는 올 여름 라디오 팟 캐스트 등 비공식적 루트로 팀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벌써 여러 팀들이 버틀러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만약, 드웨인 웨이드가 내년 여름도 현역으로 뛴다면 마이애미가 버틀러의 차기행선지로 가장 유력할 수 있다. 다만, 변수는 역시 금전적인 부분이다. 미네소타는 리그에서 버틀러에게 가장 많은 돈을 줄 수 있는 유일한 구단이다. 미네소타가 버틀러와의 재계약을 강하게 확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네소타는 여전히 물밑에서 버틀러와의 재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는 후문.
USA Today의 보도에 따르면 버틀러는 시카고를 떠난 후에도 웨이드와 자주 문자를 주고받는 등 여전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美 현지에서 실어 나르는 루머들이 점점 사실로 드러난다면, 차기 시즌 미네소타는 2년 연속 PO 진출과 함께 버틀러의 마음 사로잡기라는 또 다른 난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가파른 성장세의 칼 앤써니 타운스, 타운스 너마저도!
지난 시즌 미네소타의 에이스는 버틀러였다. 하지만 미네소타의 미래로 평가받는 칼 앤써니 타운스도(22, 213cm) 지난 시즌 정규리그 82경기에서 평균 21.3득점(FG 54.5%) 12.3리바운드 2.4어시스트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는 등 어느새 리그에서 수위를 다투는 빅맨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이미 美 현지에선 타운스와 함께 니콜라 요키치(DEN), 조엘 엠비드(PHI)를 향후 리그의 판도를 주도할 엘리트 빅맨으로 꼽으며 비교를 이어가고 있다. 드래프트 동기인 자릴 오카포(NOP),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NYK)가 각각 리그 부적응과 부상으로 신음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타운스다.
지난 시즌 버틀러의 합류로 타운스의 평균 득점은 이전 시즌(평균 25.1득점)보다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3점슛(3P 42.1%)과 자유투 성공률(FT 85.8%)에서 본인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는 등 또 한 번 공격에서 장족의 발전을 보여줬다. 신인드래프트 당시, 타운스는 공격이 아닌 수비력과 보드장악력으로 더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리그 데뷔 후에는 공격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전히 공격기술은 투박하단 평가를 듣고 있지만, 오프시즌 타운스는 훅슛과 페이스업 연마 등 공격기술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타운스는 정규리그 246경기 커리어 평균 21.6득점(FG 54.5%) 11.7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타운스는 운동능력을 활용한 페이스업으로 대부분의 득점을 올리고 있다. 2016-2017시즌을 기점으로 컨트롤타워로 변신하는 등 타운스는 안정적인 패스능력과 슈팅능력을 앞세워 사실상 스트레치4로 성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 시즌 타운스는 리그 내 빅맨들 중 가장 높은 미드레인지 점퍼와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타운스가 외곽으로 나오면서 반사이익을 누린 사람은 다름 아닌 버틀러. 돌파력이 좋은 버틀러는 타운스가 만들어준 공간들을 잘 활용, 손쉽게 인사이드를 공략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 타운스도 버틀러와 호흡을 맞추며 2대2플레이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2017-2018시즌 타운스는 평균 47.9%의 미드레인지 점퍼 성공률을 올렸다)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칼 앤써니 타운스 슈팅성공률 분포도
다만, 그에 반해 타운스의 수비력은 “리그 1년차가 전성기였다”는 혹평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발전이 더디다. 타운스는 빠른 발을 활용, 스위치디펜스에 강점을 보인다. 또,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으로 평균 +1개의 블록을 기록, 림 프로텍터의 역할도 잘 수행했다. 다만, 힘에서 밀리며 드와이트 하워드(WAS), 스티븐 아담스(OKC) 등 자신보다 힘이 더 강한 선수들을 상대로 고전한 것은 흠이었다. 순간적인 수비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반칙관리도 미숙했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대학시절과 달리, 지금의 타운스에겐 수비에서의 위압감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지난 시즌 타운스는 수비효율성을 나타내는 지수인 디펜시브 레이팅(DRtg)에서 107.7을 기록했다)
이렇게 지난 3년 동안 장단점이 뚜렷한 모습을 보여준 타운스는 올 여름도 2018-2019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마찬가지 버틀러처럼 타운스도 지난 7월, 미네소타가 제안한 5년, 1억 5,800만 달러의 대형계약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더욱이 이미 타운스도 지난 시즌 한 차례 LA 클리퍼스로의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리는 등 타운스와 미네소타와의 관계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시즌 미네소타가 타운스가 믿고 따르던 코치 한 명을 경질, 이 때문에 타운스가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PO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5월에도 트레이드 루머가 美 현지에 대두되면서 많은 팀들이 타운스의 트레이드를 문의했지만 미네소타가 직접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타운스의 트레이드는 결코 없을 것”이라 못을 박으며 루머는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현재로선 타운스가 미네소타를 떠나는 건 쉽지가 않다. 2018-2019시즌 미네소타가 타운스와의 연장계약에 실패하더라도, 내년 여름 제한적 FA인 타운스를 쉽게 놓아줄 것이라 예상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설령, 트레이드 논의가 진행된다고 해도, 타운스가 현 시점에서 트레이드 가치 1순위로 꼽히고 있기에 다른 팀들의 입장에선 미네소타의 요구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의 마음을 잘 살피진 못하지만 미네소타의 프런트가 아예 일을 못하는 구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미네소타가 제시한 금액이 적지 않음과 여러 가지 정황들을 감안해본다면, 타운스가 미네소타와의 연장계약을 머뭇거린다는 것은 버틀러처럼 타운스도 팀에 어느 정도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미네소타에 잔류한 데릭 로즈, 흑장미는 다시 피어날 수 있을까?
지난 2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클리블랜드에서 유타로 둥지를 옮긴 데릭 로즈(29, 191cm)는 유타와의 개인합의를 통해 계약을 해지, FA시장으로 나왔다. 이미 리키 루비오(27, 193cm)와 도노반 미첼(21, 191cm) 체제가 확고히 자리 잡은 유타는 하루빨리 새로운 팀을 찾으란 배려의 뜻에서 트레이드와 동시에 로즈의 바이아웃을 결정했다.
시장에 나온 로즈를 향한 NBA 팀들의 구애는 매우 뜨거웠다. 가드포지션의 보강이 시급했던 워싱턴 위저즈와 밀워키 벅스를 비롯해 티보듀 감독도 로즈의 영입을 강력히 원했다. 다만,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는 로즈에게 구단들은 선뜻 로즈가 만족할만한 금액의 계약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로즈는 쉽게 자신의 차기 행선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결국, 장고를 거듭하던 로즈는 지난 3월 9일(이하 한국시간), 미네소타와 잔여시즌 계약을 체결했다. 로즈는 미네소타 합류 후, 9경기에서 평균 12.4분 출장 5.8득점(FG 42.6%) 0.7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 정규리그 막판 미네소타의 핵심 로테이션 멤버로 올라섰다. 무엇보다 미네소타에서의 로즈는 부상을 예방하고자 소극적이던 이전의 모습과는 달리, 경기 내내 적극성을 보이는 등 동기부여가 확실히 된 모습이었다. 티보듀 감독도 쓰리가드 라인업을 적극 활용, 로즈만을 위한 라인업과 전술로 로즈의 부활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부상예방을 위해 출전시간도 조절해줬다. 이는 티보듀 감독이 선수혹사의 달인이란 점을 비추어 볼 때 너무나도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이렇게 미네소타 합류 후 부활의 기미를 보인 로즈는 PO 1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23.8분 출장 14.2득점(FG 50.9%) 1.8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 절정의 컨디션으로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로즈는 적극적인 인사이드 돌파와 화려한 더블 클러치 등 안정적인 득점마무리로 최연소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던 시절의 퍼포먼스를 재현, NBA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특히, 로즈는 PO 3차전, 2쿼터에만 10득점(FG 55.6%)을 올리는 등 이날 총 17득점(FG 50%)으로, 벤치득점을 이끌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로즈의 컨디션이 얼마나 좋았는지는 약점으로 평가받던 3점슛 성공률이 평균 70%(평균 1.2개 성공)에 이르렀단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가 있었다.(*로즈는 2017-2018시즌 정규리그 25경기에서 평균 16.8분 출장 8.4득점(FG 43.5%) 1.4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비록, 미네소타는 휴스턴에게 패했지만 로즈는 그 사이에서 화려하게 피어나며 부활의 기미를 보였다. 이미 지난 PO 종료 직후, “미네소타 잔류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말로, 미네소타와의 재계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로즈는 올 여름 미네소타와 1년, 베테랑 미니멈(약 293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차기 시즌도 로즈는 벤치멤버의 역할을 맡을 것이다. 올 여름 크로포드가 팀을 떠나며 벤치전력과 가드진에 공백이 생긴 미네소타는 다음 시즌 타이어스 존스(22, 188cm)와 로즈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포드를 대신해 C.J 윌리엄스(28, 196cm) 등을 영입했지만 티보듀 감독이 이들을 얼마나 활용할지는 미지수다.
올 여름 로즈는 미네소타와 재계약을 체결한 이후 개인훈련과 함께 최근 중국을 방문, 아시아의 팬들과 만남을 갖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방문한 로즈는 최근 연이은 부진에도 자신에게 꾸준함을 보여준 중국 팬들의 사랑에 감동의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여전히 로즈의 시그니처 신발들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 자말 크로포드도 247 Sports와의 인터뷰에서 “로즈는 지금도 리그 최고의 가드 중 한 명이다. 많은 이들이 로즈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로즈는 차기 시즌 재기를 위해 올 여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내 눈으로 모두 확인했다”는 말을 전하는 등 로즈의 부활을 기다리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PO 무대에 복귀한 미네소타의 올 여름은 다른 의미에서 매우 시끄럽다. 앞서 언급했듯 오프시즌 미네소타는 버틀러와 타운스에게 차례대로 연장계약을 제시, 허나, 두 사람 모두가 이를 단칼에 거절하는 등 미네소타의 적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팀을 떠난 크로포드까지 NBC Sports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은 행복하지 못했다. 때문에 올 여름은 나에게 맞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말로 미네소타의 팀 분위기를 비판하는 등 올 여름 미네소타의 오프시즌을 사자성어로 요약하자면 바로 ‘사상누각(沙上樓閣)’이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점프볼 DB, 아디다스, NBA.com(*슛 차트)
#기록참조-NBA.com, BASKETBALL REFERENCE
2018-08-20 양준민([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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