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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현장] ‘은퇴’ 봉중근 “LG를 위해 쓴 어깨와 팔꿈치, 여한이 없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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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8 (금) 15:44

                           
[엠스플 현장] ‘은퇴’ 봉중근 “LG를 위해 쓴 어깨와 팔꿈치, 여한이 없다.”

 
[엠스플뉴스=잠실]
 
LG 트윈스 투수 봉중근이 정들었던 현역 유니폼과 작별했다. LG를 위해 자신의 어깨와 팔꿈치를 쓴 것에 여한이 없다는 봉중근의 마음이었다.
 
LG는 9월 2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봉중근의 현역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은퇴 행사에 참여할 봉중근은 잔여 시즌 동안 1군 선수단과 동행해 ‘멘토’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봉중근은 1997년 신일고등학교 재학 도중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했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2007년 신인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12시즌 동안 봉중근은 321경기(899.1이닝)에 등판해 55승 46패 2홀드 109세이브 평균자책 3.41을 기록했다. 2007년 4월 17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 투수로 첫 승을 올린 봉중근은 2011년까지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2012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전환한 봉중근은 109세이브를 올렸다.
 
봉중근은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했다. 200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순간엔 항상 봉중근이 있었다.
 
항상 마운드 위에 서 있을 것 같던 봉중근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봉중근은 2017년 4월 30일 1군 콜업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 차원으로 등판한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어깨 인대파열 부상을 입었다. 이후 6월 28일 미국 LA 조브 클리닉에서 수술을 받은 봉중근은 1년이 넘는 재활 기간을 보냈다.
 
봉중근은 2004년 어깨 수술, 2011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경력이 있었기에 회복이 더뎠다. 올 시즌 도중 사이판 재활 훈련까지 소화하면서 복귀 의지를 강하게 보였지만, 봉중근은 결국 현역 유니폼을 벗게 됐다.
 
봉중근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13년 정규시즌 두산과의 최종전”
 
[엠스플 현장] ‘은퇴’ 봉중근 “LG를 위해 쓴 어깨와 팔꿈치, 여한이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봉중근은 “올 시즌이 가장 힘들었다. 마지막까지 복귀를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7월에 라이브 피칭 뒤 통증이 재발했다. 후배들의 자리를 빼앗지 말자는 생각으로 그때 은퇴를 결심했다. 주위에서 다 고생했다고 하시더라. 감사하게도 구단이 끝까지 은퇴를 만류해주셨다. 또 생각지도 못했던 은퇴식까지 신경 써주셔서 정말 고마웠다”고 은퇴 인사말을 전했다.
 
LG 유니폼을 입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13년 10월 5일 ‘잠실 라이벌’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이었다. 당시 LG는 두산을 꺾어야 정규시즌 2위를 확정 지을 수 있었다. LG는 5대 2로 두산을 꺾고 11년 만의 가을야구에서 2위로 참가할 수 있었다. 봉중근 이날 경기에서 선발 류제국(7.1이닝 2실점)의 뒤를 이어 등판해 1.2이닝 무실점으로 짜릿한 세이브를 맛봤다.
 
입단식 때도 기억이 남지만, 경기는 2013년 정규시즌 두산과의 최종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거짓말 안 하고 선수단 모두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듯 펑펑 울었다. 그땐 우리가 우승할 거로 믿었는데(웃음). 아직도 생생한 느낌이 든다. LG 유니폼을 입고 가장 자랑스러웠던 날이었다. 우승을 못 하고 은퇴하는 게 가장 마음에 걸리고 팬들에게도 죄송스럽다. 다른 위치에서 LG가 우승하는 걸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봉중근의 말이다.
 
가장 와 닿았던 별명은 ‘봉의사’와 ‘봉크라이’였다. 봉중근은 “‘봉크라이’는 열심히 잘 던졌는데 승운이 없다는 뜻 아닌가. 지금 타일러 윌슨도 마찬가지다(웃음). 야구에선 운이 따라줘야 할 때도 있다. 국제대회에서 얻은 ‘봉의사’는 가장 자랑스러운 별명이다. 태극마크는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다. 아직도 몸이 괜찮았다면 뛰고 싶을 정도다. 봉중근이라는 투수를 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던 시간이었다”며 영광의 순간을 회상했다.
 
봉중근인 잔여 시즌 동안 1군 선수단과 동행해 후배 투수들의 ‘멘토’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특히 자신의 후계자로 꼽았던 정찬헌이 LG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성장하길 응원한 봉중근이었다.
 
“최근 2년 동안 형 노릇을 못 했다. 단 며칠이라도 후배 투수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오늘까지도 후배들과 많이 통화했다. 이렇게 먼저 떠나게 돼서 미안하다. 특히 (정)찬헌이는 마운드 위에서 표정 변화가 없고 정신력이 강한 후배다. 찬헌이가 블론 세이브를 할 때마다 전화했다. 어떤 마무리 투수도 5개 이상의 블론 세이브를 하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조언했다. 최근 힘든 경험을 하지만, LG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릴 능력이 있는 후배다.”
 
봉중근은 거듭 은퇴식 개최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시즌 막판까지 5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는 상황에서 팀에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은퇴식일 수 있었다.
 
“팀이 너무나도 어려운 시기에 은퇴식을 개최해주셨다. 혹시나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봐 끝까지 마음에 걸렸다. 다행히 구단과 코치진, 선수단 모두 흔쾌히 받아주셔서 감사했다. 김용수·이병규 선배 같은 대선배들과 함께 이름이 오르는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이다. 내 팔꿈치와 어깨는 오로지 LG를 위해 썼다. 팬들이 그것만 알아주셔도 여한이 없다. 멀리 떠나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팬들과 함께 LG의 승리를 계속 응원하겠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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