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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기형적 타고・투저, 평균자책 6점대 10승 투수 쏟아진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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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8 (금) 11:00

                           
| 올 시즌 전까지 단 1명밖에 나오지 않은 평균자책 6점대 10승 투수. 자칫하면 올 시즌엔 최대 4명까지 나올 수도 있다. 올 시즌의 비정상적 타고・투저 경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기형적 타고・투저, 평균자책 6점대 10승 투수 쏟아진다

 
[엠스플뉴스]
 
9월 27일 잠실 경기에서 LG 트윈스 선발 차우찬은 5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6회 첫 안타를 맞고 퍼펙트가 깨지긴 했지만, 8회까지 KIA 타이거즈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차우찬이란 이름값과 몸값에 걸맞은 피칭을 오랜만에 선보였다.
 
하지만 차우찬의 시즌 성적을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평균자책이 6.37로 규정이닝 투수 가운데 2번째로 나쁜 기록이다. 차우찬 스스로 ‘망했다’고 자책할 정도다. 그런데도 승패 기록은 11승 10패로 두 자리 승수를 거뒀다. 멀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제이콥 디그롬보다 1승을 더 거뒀다. 디그롬의 시즌 평균자책은 1.70이다.
 
차우찬만이 아니다. 올 시즌엔 평균자책 6점대 이상을 기록하고도 두 자리 승리를 챙기는 투수가 여럿 나올 가능성이 크다. 두산 베어스 유희관은 27일 한화전 패배로 평균자책이 7.12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시즌 성적은 9승 9패로 남은 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6년 연속 10승 투수가 된다.
 
이미 10승을 채운 LG 임찬규는 28일 현재 평균자책 5.93으로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평균자책이 6점대를 넘어설 수도, 5점대에 멈출 수도 있다. 평균자책 6.17에 8승을 기록 중인 KIA 타이거즈 임기영도 앞으로 두 번 정도 추가 등판이 가능해, 충분히 10승을 노려볼 만하다. 자칫하면 평균자책 6점대 이상 10승 투수가 최대 4명까지 탄생하게 생겼다.
 
평균자책 6점대 선발투수 속출, 역대 최악 타고・투저
 
[배지헌의 브러시백] 기형적 타고・투저, 평균자책 6점대 10승 투수 쏟아진다

 
웃지 못할 일이다. 올 시즌 전까지 KBO리그 역사 36년 동안 6점대 평균자책으로 10승을 거둔 투수는 1999년 해태 곽현희(11승 11패 평균자책 6.15)가 유일했다. 1999년은 리그 역사상 최악의 타고・투저로 꼽히는 시즌이다. 당시 곽현희는 21경기에 선발로, 15경기에 불펜으로 등판해 두 자리 승수를 거뒀다.
 
곽현희 다음으로 나쁜 평균자책을 기록한 10승 투수는 2014년 롯데 셰인 유먼이 있다. 당시 유먼은 28경기에서 등판해 12승 10패 평균자책 5.93으로 간신히 6점대 평균자책을 면했다. 
 
곽현희와 유먼을 포함해 올 시즌 전까지 평균자책 5점대 이상으로 10승을 거둔 투수는 총 19명이 나왔다. 올해는 벌써 차우찬과 임찬규 두 명이 나왔다. 9승을 기록 중인 유희관과 이영하, 8승을 거둔 임기영의 남은 시즌 결과에 따라선 최대 5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풀타임 선발투수 중에 평균자책 6점대 투수도 속출한다. 28일 현재까지 20경기 이상 선발등판한 투수 중에 차우찬, 롯데 김원중(27경기 ERA 6.95), 유희관, 삼성 윤성환(23경기 ERA 6.95), KIA 팻딘(21경기 ERA 6.27), 넥센 신재영(21경기 ERA 6.79), LG 김대현(20경기 ERA 7.49)이 여기 해당된다.
 
타고・투저가 극심했던 지난 시즌엔 단 3명, 2016시즌엔 5명, 2015시즌엔 3명만이 기록한 평균자책 6점대-20경기 선발이 올해는 벌써 7명이나 나왔다. 역대 최악의 타고투저였던 1999년에도 평균자책 6점대-20경기 선발 투수는 3명밖에 없었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9이닝당 6점 이상씩 내주는 투수가 계속 로테이션 자리를 지키긴 어렵다. 하지만 올 시즌 같은 경우 워낙 투수난이 심각하다보니, 새로운 투수를 선발로 투입해서 기존 ‘검증된’ 선발투수보다 나은 결과를 얻는다는 보장이 없다. 평균자책 6점대 투수들이 계속해서 선발로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올 시즌 KBO리그 전체 평균자책은 5.20이다. 역대 최악인 5.26을 기록한 2014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나쁜 기록이다. 28일 현재 리그 홈런 숫자는 1,624개로 이미 37년 리그 역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리그 인플레이타구 타율(BABIP)도 0.330으로 2016년(0.331)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일단 쳐서 안에다 넣으면 0.330의 확률로 안타가 되고, 띄워 보내면 담장을 넘어가고, 경기 초반부터 빅이닝이 속출하면서 선발투수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올 시즌이다. 리그 역사상 1명밖에 없던 평균자책 6점대 10승 투수의 대거 등장은 올 시즌의 비정상적 타고・투저 현상이 낳은 결과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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