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압박에 갇힌 멕시코, 오소리오 감독도 불만 표출
[골닷컴,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한만성 기자 =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선수 두 명을 부상으로 잃은 데다 경기까지 패배로 끝난 데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멕시코는 28일(한국시각) 미국 알링턴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시종일관 공격 진영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한 멕시코는 엎친 데 덥친 격으로 경기 도중 수비수 네스토르 아라우호와 카를로스 살세도가 각각 무릎 부상, 쇄골뼈 골절로 교체됐다. 아라우호는 경기 도중 병원으로 이송됐고, 살세도는 치료실에서 깁스를 하고 침울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주축 선수를 다수 제외한 크로아티아에 패한 멕시코의 경기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멕시코 수비진의 약점으로 꼽힌 부분 중 하나는 측면 수비수 미겔 라윤이 공격에 가담하는 빈도가 높아 상대가 뒷공간을 침투하면 이에 대한 반응이 느리다는 점이었다. 크로아티아가 페널티 킥으로 터뜨린 이날 결승골 장면은 멕시코의 이러한 약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공격에 가담한 크로아티아 오른쪽 측면 수비수 틴 예드바이가 페널티 지역을 파고들었고, 뒤늦게 따라온 라윤이 그를 발로 걷어차며 파울을 범했다. 결국, 이반 라키티치가 페널티 킥을 결승골로 연결하며 승부가 갈렸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오히려 멕시코의 공격이었다. 이날 오소리오 감독은 지난주 아이슬란드전과는 달리 이르빙 '처키' 로사노, 하비에르 '치차리토' 에르난데스, 카를로스 벨라로 이어지는 주전 선수들로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 세 선수는 촘촘한 진용을 유지하며 압박을 가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어려움을 겪으며 90분 내내 페널티 지역에 진입한 횟수가 손에 쏩힐 정도로 고전했다.
오소리오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라키티치와 (마테오) 코바시티가 출전한 크로아티아는 중앙이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우리도 다이아몬드형 미드필드진을 구축했다.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전반전에는 누구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경기를 컨트롤한 건 우리였다"며 측면을 포기한 3-4-3 포메이션을 가동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오소리오 감독은 이내 "한 가지 분명히 비판을 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며, "우리는 오늘 제대로 된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게다가 미드필더로 출전한 호르헤(에르난데스), (오마르) 고베아, (로돌포) 피사로가 오늘과 같은 경기를 소화하는 건 무리였다. 선수들이 발전하고, 개인 기량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이러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이날 주전 공격수를 모두 선발 출전시키고도 유효 슈팅이 단 3회에 그쳤을 정도로 빈공에 시달렸다. 전체 슈팅까지 포함하면 멕시코는 총 13회 상대 골문을 노렸지만, 이 중 중거리 슛이 무려 10회에 달했다.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한 로사노, 에르난데스, 벨라는 모두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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