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에 패한 멕시코, 출혈 크다…붙박이 주전 수비수 아라우호-살세도 장기 부상 유력
[골닷컴,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한만성 기자 = 월드컵을 앞둔 멕시코가 수비진에 비상이 걸렸다. 수비라인 절반을 책임지는 센터백 네스토르 아라우호와 라이트백 카를로스 살세도가 나란히 다쳤다.
멕시코는 28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에서 치른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멕시코는 이날 패하며 최근 4경기 무패행진도 끝났다. 또한, 멕시코는 크로아티아가 경기 전날 밝힌대로 템포를 최대한 낮춘 '느린 축구'로 대응하자 해답을 찾지 못하고 영패를 당했다. 수비에서는 측면이 흔들리며 허용한 페널티 킥이 결국 이반 라키티치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경기 시작 16분 만에 발생했다. 이날 3-4-3 포메이션을 가동한 멕시코의 백스리 수비라인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은 이는 아라우호. 그러나 아라우호는 16분 왼쪽 무릎이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 후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끝내 아라우호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경기장 바깥 쪽으로 나와서도 움직이지 못했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그를 즉시 디에고 레예스와 교체했다. 평소 대표팀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해온 레예스는 전반전 내내 불안함을 노출하며 크로아티아의 세밀한 공격에 어려움을 겪으며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경기 도중 아라우호의 부상 소식을 전한 멕시코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왼쪽 무릎 부상 탓에 교체된 후 벤치에도 앉지 못하고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직 검사 결과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아라우호의 왼쪽 무릎 인대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부상 정도에 따라 멕시코 리그 최고 수비수로 꼽히는 아라우호는 6월 중순 개막하는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게 됐다.
멕시코의 출혈은 아라우호의 부상에서 그치지 않았다. 오소리오 감독은 부상당한 아라우호를 대신해 출전한 레예스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후반전 시작과 함께 카를로스 살세도를 투입했다. 그러나 살세도마저 후반전 시작 23분 만에 왼쪽 쇄골뼈가 부러지는 가볍지 않은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경기 후 드레싱 룸에서 나온 그는 이미 깁스를 한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현재 멕시코는 베테랑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가 사생활 문제로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할 게 확실시되고 있으며 붙박이 주전 수비수 엑토르 모레노 또한 올 시즌 전반기 소속팀 AS 로마에서 입지를 잃어 지난 1월 레알 소시에다드로 임대 이적하는 등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와중에 아라우호가 고군분투하며 주전 중앙 수비수 한 자리를 차지할 선수로 평가받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살세도는 소속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중앙 수비수로 활약 중이지만, 오른쪽 측면 수비수 부재에 시달리는 멕시코가 백포를 가동할 때는 라이트백 자리를 맡을 가장 유력한 대안이다. 그러나 쇄골뼈 골절은 짧게는 4주, 길게는 8주 이상 회복 기간이 걸린다. 따라서 시즌 아웃이 유력해진 살세도 또한 러시아 월드컵 출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나머지 멕시코 선수들도 팀 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선수의 부상에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 아이슬란드를 3-0으로 대파하며 기세가 올랐던 멕시코는 크로아티아전 초반 아라우호가 부상으로 실려나가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미드필더 오마르 고베아는 경기가 끝난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굳은 표정으로 "네스토르(아라우호)가 걱정될뿐"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멕시코 사령탑 오소리오 감독은 매 경기, 때로는 경기 도중에도 수시로 백포와 백스리를 혼합하는 유동적인 전술을 가동한다. 그러나 그는 올 초부터 마르케스가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주전 수비수 자리를 낙점한 아라우호까지 잃는 곤경에 처했다. 여기에 엎친 데 덥친격으로 중앙 수비수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를 두루 소화하는 살세도의 부상도 멕시코에 전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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