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강철 매직' 개봉박두…"하던 대로, 타선에 승부수"
"단기전 투수 교체 가장 어려워…계투 작전에 시선 집중"
(수원=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날씨가 추우면 빠른 공에 타자들의 스윙이 잘 안 나오는데, 돔에서 하는 게 우리에겐 좋죠."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 wiz를 사상 처음으로 가을 야구로 이끈 이강철 감독은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하루 앞둔 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자신감과 여유를 숨기지 않았다.
두산의 원 투 펀치인 크리스 플렉센과 라울 알칸타라가 빠른 볼을 주무기로 던지는 투수인 점을 고려해 추운 실외 구장이 아닌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게 반갑다고 솔직한 속내를 보였다.
또 "플렉센이 너무 잘 던지는데 이제 무너질 때가 되지 않았을까"라며 웃음을 보이면서 출루율+장타율(OPS)을 고려해 빠른 볼을 잘 친 타자들을 상위 타순에 배치하겠다고 타순 구성 전략도 밝혔다.
이 감독은 다른 팀도 경계하는 kt의 강타선으로 두산을 무너뜨리겠다고 공언했다.
이 감독은 "단기전은 선취점 싸움이라지만, 우리가 선제점을 낸다고 해도 두산을 상대로 1점 차로는 못 이긴다"며 "크게 다시 생각해 본 뒤 우리가 해오던 대로, 번트보다는 공을 잘 치는 쪽으로 빅 이닝을 만들 수 있도록 타순을 짜겠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kt 유니폼을 입고는 가을 야구 무대에 처음으로 서지만, 선수와 지도자로는 숱하게 포스트시즌을 치른 백전노장이다.
현역 때는 해태 타이거즈(현 KIA) 전성기를 지탱한 멤버이며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는 염경엽 전 히어로즈 감독, 김태형 현 두산 감독과 더불어 큰 경기를 많이 경험했다.
이 감독은 "김응용 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님은 해태 감독 시절 좋은 멤버를 거느리고 짜내기 등 스몰볼도 하시고 상황에 따라 공격적인 야구도 펼치셨다"며 "염 감독님은 치밀하고 작전 위주의 야구를 폈다"고 회고했다.
두산 시절 지켜본 김태형 감독을 두고는 "그냥 들이민다"며 가볍게 웃은 뒤 "한 타자보고 바로바로 투수를 바꾸고, 이기는 경기에선 절대 투수를 안 빼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야구를 펼친다"고 평했다.
정규리그와는 전혀 다른 단기전의 특성상, 투구 수 관리와 다음 경기 마운드 운용 구상 등 복잡한 생각보다 승부사의 직감으로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김 감독의 계투책을 높이 산 셈이다.
오랜 기간 투수코치로 활동한 이 감독에게도 단기전 투수 교체는 난제다.
이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를 지켜본 뒤 "지고 있을 때 투수 교체가 가장 모호하다"며 "무리수를 둬야 하나 등 여러 생각을 하면서 역시 투수 교체가 어렵다고 느낀다"며 플레이오프에서도 이 부문에 중점을 둘 생각임을 내비쳤다.
선발 투수 1명을 불펜에 기용하는 것을 두고도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며 1차전에서 확인해달라고 했다.
두산의 '발 야구' 대비책과 관련해선 "견제나 피치트 아웃을 자주 하는 것보다는 주자 체크를 평소보다 좀 더하자고 강조했다"고 이 감독은 설명했다.
이 감독은 정규 시즌 직후 한 차례 미팅을 소집한 뒤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까 봐 더는 직접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가을의 강자 두산에 맞서 이 감독과 kt 마법사 구단이 어떤 패기의 드라마를 써 내려갈지 팬들의 시선은 9일부터 5전 3승제 대결이 펼쳐지는 고척 스카이돔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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