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이 KS 우승 후 오재원에게 "나도, 너도 잘 참았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태형(52) 두산 베어스 감독은 한국시리즈(KS) 우승을 확정한 뒤 주장 오재원(34)을 따로 불렀다.
"나도 잘 참고, 너도 잘 참았다."
'용장' 김태형 감독과 개성 넘치는 주장 오재원 사이에, 긴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이 3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오재원과의 에피소드다.
올 시즌 오재원은 정규시즌에 '백업 내야수'로 밀렸다. 시즌 초 먼저 기회를 잡았지만, 좀처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오재원은 정규시즌 타율 0.164, 3홈런, 18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2군에 머무는 시간은 짧았다. 4월 15일 2군에 내려갔지만, 김태형 감독은 5월 1일 다시 오재원을 불렀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중에는 오재원의 표정이 너무 어두웠다. 당연히 선수 자신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라며 "차마 오재원에게 '개인 성적을 포기하고, 주장 역할에 신경 써 달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대신 '나와 같이 1군에 있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재원이는 내게 서운할 수 있다. 그래도 잘 참았다. KS 끝난 뒤 악수하면서 '나도 잘 참고, 너도 잘 참았다'고 말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규시즌에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오재원은 KS도 백업으로 시작했지만, 3차전부터 선발 출전하며 10타수 5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때론 위태로워 보이기도 했던, 두 개성 넘치는 야구인의 2019년은 해피엔딩이었다.
오재원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권리를 행사할 계획이다.
김태형 감독은 "FA 문제는 구단이 해결할 일이긴 하다"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빨리 계약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실제로 구단에 '오재원은 필요한 선수'라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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