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의 일관된 목표 '도쿄올림픽 경기력 유지·흥국생명 우승'
"40만 구독자 거느린 '식빵 언니' 유튜브 방송 계속해야죠"
"국외서 프로정신·책임감 많이 배워…외국인 선수 자유계약 어떨까요"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에 11년 만에 돌아온 김연경(32)의 시선은 오로지 내년 도쿄올림픽과 올 시즌 흥국생명의 우승에 꽂혀 있었다.
김연경은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복귀 배경과 소감 등을 밝히면서 올림픽과 경기력이라는 말을 자주 거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가 빗장을 걸어 해외 체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도쿄올림픽을 위한 경기력 유지에 흥국생명 복귀만큼 나은 선택지가 없었다는 점을 김연경은 강조했다.
이어 오랜만에 복귀해 국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낀다며 2020-2021시즌을 앞두고 몸을 잘 만들어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많이 응원해주시면 우승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로 V리그 복귀 출사표도 함께 올렸다.
김연경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목으로 코로나19 일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하게 돼 영광스럽고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 좋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또 김미연 주장을 잘 따르는 선배 언니가 될 것이고, '센 언니 약한 언니'랄 것 없이 선수들과 화합해서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곁들였다.
다음은 김연경과의 일문일답.
-- 국내 복귀 결심을 굳힌 계기가 있다면.
▲ (진로를 두고) 고민도 하고 걱정도 했는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로 국가대표 훈련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훈련을 해야만 했다. 해외 상황이 좋지 못해 확실하게 리그가 시작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느냐를 두고 고민하다가 국내 복귀가 경기력 유지에 가장 좋은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흥국생명으로 돌아오면서 연봉 피해를 감수할 각오도 했나.
▲ 샐러리캡(연봉총상한) 부분에서 걱정한 부분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경기력이었다. 경기력을 생각하다 보니 금전적인 부분은 생각을 안 했다. 샐러리캡(23억원)과 연봉(3억5천만원)은 큰 문제 없다.
-- 그간 해외에서 최고 연봉을 받았는데.
▲ 배구 선수로서 내가 크게 생각하는 게 뭘까 생각해봤다. 그간 올림픽 메달이라고 얘기해왔고 지금도 그것을 가장 크게 생각한다. (연봉 삭감 등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 세계 에이전트나 구단들이 이번에 내 연봉에 많이 놀라지만,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11년 전과 V리그가 어떻게 바뀐 것 같나.
▲ (국내를 떠난 게) 엄청 오래된 것 같다. 샐러리캡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배구 인식도 많이 바뀌어 활성화하는 상황이다.
-- 김연경의 가세로 어차피 흥국생명이 우승하는 것 아니냐며 흥국생명의 독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 무실세트(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것) 우승 같은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스포츠라는 게 쉽지 않다. 말로는 다 이기죠. 말만큼 쉬우면 우승도 할 것이다. 무실세트라는 표현이 조심스럽고,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 '절친' 김수지(IBK기업은행), 양효진(현대건설) 등과 이제 적으로 다시 만나는데.
▲ 김수지와 양효진은 내 복귀를 상당히 환영했다. 워낙 친하다 보니 앞으로 기댈 수 있는 친구가 온다는 것에 두 선수가 좋아하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적이니까 싫어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아직 흥국생명 선수들과는 인사를 못 했다.
-- 현재 컨디션은 어떤가.
▲ 괜찮은 편이다. 비시즌 기간 많이 쉬었고, 치료도 받고 웨이트트레이닝도 꾸준히 했다. 이제 팀에 복귀하면 근육량을 많이 늘릴 예정이다.
-- 언제 흥국생명 팀 훈련을 시작하나.
▲ 박미희 감독님과 다음에 상의할 예정이다. 배구 연습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방송도 할 생각이고, 시즌이 다가오면 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식빵 언니' 유튜브 방송은 지금 구독자가 40만명인데 계속할 예정이다.(웃음)
-- 복귀하면서 후배를 위한 마음이 큰 주목을 받았다.
▲ 후배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피해 안 주면서 올림픽 준비를 하고 싶었고, 팀의 샐러리캡 운용에 문제가 있겠다 싶어서 연봉을 스스로 낮췄다.
-- 1년 계약이 또 다른 시선을 끌었다. 내년 또 해외로 나가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는데.
▲ 내년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올해 잘해서 내년 올림픽을 준비해보자는 생각뿐이다. 의문점이 많겠지만 그건 다음에 또 발표할 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됐을 때의 심정은.
▲ 올림픽이 연기 소식에 씁쓸함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안전과 건강이 가장 중요하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다만, 올림픽이 1년 연기돼 준비하는 과정에 여유가 생겨서 좋은 점도 있다.
-- V리그에서 욕심 있는 개인 타이틀이 있다면.
▲ 욕심 하나도 없다. 팀이 우승하는 것과 더 크게 생각하면 올림픽 메달이 중요하다.
-- 흥국생명 천하를 견제할 만한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 모든 팀이 상당히 강하다. IBK기업은행이 선수를 많이 영입했고, 현대건설은 원래 잘했다.
KGC인삼공사도 잘할 것 같아 올 시즌 재밌을 것 같다. 한국 배구가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레벨이 될 것 같다.
최대한 열심히 해서 다른 팬들도 흥국생명 팬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하겠다.
-- 그간 한국에 쉬러만 오다가 이제 사는 곳이 됐는데.
▲ 살려고 들어오다 보니 쇼핑할 때 눈에 들어오는 게 많아졌다. 잠시 머물다가 갈 거라 그간 안 사두던 물건을 지금은 많이 사 짐이 많아졌다. 여러모로 여유가 많이 생겼다.
-- 국외에서 11년간 뛰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
▲ 지금도 생각하면 엊그제 같은 데 상당히 오래된 느낌이다. 나라마다 많이 배웠고, 프로정신, 책임감, 몸 관리, 시스템이나 운동하는 부분 등 선수로서 많이 배울 수 있던 시간이었다.
V리그에서 개선해야 할 점의 하나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들고 싶다. 자유계약으로 바꾸면 앞으로도 더 좋은 선수들이 한국으로 오고, 우리도 더 배우는 게 있을 것으로 본다.
-- 지도자로 활동할 계획 있나.
▲ 내년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다만, 지도자 생각도 있고, 방송이나 행정 쪽에서 일할 생각도 있다. 여러 방면으로 생각 중이다. 오랫동안 선수로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2020-2021시즌 출사표를 올린다면.
▲ 11년 만에 흥국생명으로 복귀해 설레고 많은 팬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몸을 잘 만들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많이 응원하고 성원해주시면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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