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BNK '올스타 여성' 코칭스태프 "선수 때도 안 먹던 보약을"
유영주 감독에 최윤아·양지희·변연하 코치 '전설의 코치진'
유 감독 "코치들 유니폼도 맞춰 놓으려고…1차 목표는 4강 PO"
(부산=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코치들이 피곤해서 현역 때도 안 먹던 약들을 챙겨 먹더라고요."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유영주(49) 감독이 특유의 호쾌한 웃음과 함께 코치들의 고된 일정에 대해 애틋함을 나타냈다.
지난해 창단한 '막내 구단' BNK는 창단 때부터 여성들로만 코칭스태프를 구성해 화제가 된 팀이다.
유영주 감독에 최윤아(35), 양지희(36) 코치로 첫 시즌을 치른 BNK는 올해 3월에는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한 변연하(40) 코치까지 영입해 말 그대로 '올스타 코칭스태프'의 위력을 배가시켰다.
이들 '전설의 코칭스태프'는 현역 시절 둘째가라면 서러워했을 기술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것은 물론 '선배 언니'의 따뜻한 부드러움까지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주 부산 기장군 부산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청주 KB와 연습 경기에서 유영주 감독은 상대 선수가 다쳐 코트에 쓰러졌을 때도 어김없이 코트 한가운데까지 달려 나가 후배에게 '괜찮으냐'고 물어보며 위로하는 등 '엄마 리더십'을 발휘했다.
10일 KB와 연습경기를 마치고 만난 유영주 감독은 "변연하 코치 한 명이 늘었는데 저는 굉장히 편해졌다"며 "반대로 코치들은 한 명이 늘었지만 작년보다 더 피곤해진 것 같다"고 웃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팀 훈련 외에 개인 연습을 할 때도 코치들을 찾는다"며 "팀 훈련 1시간 전부터 선수들이 나오니까 코치들도 같이 나와야 하고, 새벽과 야간에도 선수들이 코치들을 원해서 이 친구들이 현역 때 안 먹던 약까지 챙겨 먹고 있다"고 팀 분위기를 소개했다.
특히 최윤아 코치가 가드, 변연하 코치는 슈터, 양지희 코치 골밑으로 포지션별 배분도 잘 돼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현역 시절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던 코치들의 지도를 원하고, 코치들 역시 의욕적으로 도와주려고 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석 코치를 맡은 최윤아 코치는 "이번 시즌은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는 시즌이기 때문에 국내 선수 로테이션이 더 중요해졌다"며 "따라서 주전과 벤치 멤버의 간격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의 주전 가드로 지난 시즌 어시스트 1위에 2020-2021시즌 최고 연봉을 받게 된 안혜지에 대해 최 코치는 "올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FA 계약도 맺었고, 또 새로운 목표를 향해 뛴다면 어린 선수인 만큼 더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양지희 코치는 팀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골밑을 키워내야 하는 책임감이 무겁다.
키 181㎝인 진안이 주전 센터를 맡고 박찬양도 180㎝라 다른 팀에 비해 높이가 열세이기 때문이다.
양 코치는 "외국인 선수가 없어서 걱정이지만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오는 속도가 빨라서 보람을 느낀다"며 "특히 진안과 함께 뛸 다른 센터 자원의 기량 향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롭게 합류한 변연하 코치는 "막내 코치로서 어린 선수들, 슈터 포지션 선수들에 신경을 쓰면서 적응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슈터는 일단 슛을 많이 던져야 하는데 특히 타이밍에 맞게 던지는 부분을 잡아주려고 한다"고 지도자로 첫발을 내딛는 소감을 밝혔다.
유 감독은 "변 코치는 슛 외에도 드라이브인을 하는 포인트나 코트 위 움직임에서도 선수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칭찬했다.
변 코치가 올해 합류하면서 주위에서는 '현역 선수들과 붙어도 이기겠다'는 농담 섞인 평가가 나돌기도 했다.
유 감독은 "실제로 훈련하면서 1대1이나 5대5 상황에서 선수들과 함께 경기할 때도 있다"며 "솔직히 기량은 코치들이 아직 더 나은데 (체력 때문에) 풀 코트를 하면 안 되더라"고 코치들과 선수들의 맞대결 양상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즌 중 계획대로) 안 되면 코치들 유니폼도 맞춰놓으려고 한다"며 '올스타 코칭스태프'에 대한 신뢰를 내보이기도 했다.
인터뷰 도중 '아까 코치들 유니폼도 맞춰놓겠다는 농담도 하셨지만…'이라고 운을 떼며 시즌 목표를 묻자 유 감독은 "왜 농담이라고 생각하죠?"라고 또 한 번 호쾌한 웃음을 터뜨리더니 "일단 플레이오프에 가는 것이 목표다. 젊은 선수들에게 플레이오프는 매우 큰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거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막내 구단' BNK의 돌풍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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