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PO 2연승 현대모비스, 5명 나이 합계 200살…평균 40세
문태종·클라크·오용준·양동근·함지훈 등 '막내가 35세'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나이 합계가 200살이 된다고 그러던데…."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 2차전 전주 KCC와 경기 1쿼터 막판에 코트 위에 나와 있던 현대모비스 선수 5명 나이의 합계가 200살이 넘었다는 얘기였다.
기자들이 "5명이 200살이면 평균이 40세라는 말이냐"고 되묻자 유 감독은 "일단 45살이 두 명이니까…"라며 다시 웃어 보였다.
유 감독이 말한 '45살 두 명'은 나란히 1975년생인 문태종과 아이라 클라크다. 이들은 수석 코치인 조동현(43) 코치보다도 한 살이 더 많다.
여기에 오용준(39)과 양동근(38), 함지훈(35)이 함께 뛰면서 '5명 나이 합계 200살'이 완성된 것이다.
이도현 현대모비스 사무국장은 "외국 리그에도 플레이오프 경기에 5명 나이 합계가 200살이 된 사례는 없을 것"이라며 "문태종, 클라크가 기본 90살을 해주니 가능한 것 아니겠냐"고 기네스북 등재 가능 여부를 알아봐야겠다는 농담을 했다.
다른 팀에 가면 고참 대접을 받으며 출전 시간을 조절해야 할 함지훈이 '막내 귀염둥이'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이 플레이오프 2차전이라는 중요한 고비에 이렇게 한꺼번에 코트 위에 서게 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승부사'로 통하는 유 감독이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나 또는 고참 선수들에 대한 예우 때문에 이런 선수 기용을 한 것은 물론 아니다.
먼저 양동근은 설명이 필요 없는 팀 내 간판선수다.
유 감독은 2차전을 마친 뒤 "(양)동근이는 코트에 있는 동안 엄청난 활약을 해줬다"며 "1차전에 29분 정도 뛰었는데 오늘 아침에 물어보니 '35분도 자신 있다'고 하기에 좀 더 많이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자신보다 14살이나 어린 KCC 외국인 선수 마커스 킨(24)의 수비도 최선을 다했다.
킨은 이날 2쿼터에 14점을 몰아쳤지만 유 감독은 "동근이가 그렇게 수비를 했는데도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수비 능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2차전에 더 효율적으로 잘 막았다"고 칭찬했다.
문태종은 상대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 수비를 맡으며 궂은일에 앞장섰고, 함지훈은 팀 내 최다인 35분 04초를 뛰며 12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정확한 외곽포가 장기인 오용준은 이날 1쿼터에만 5점을 넣으며 초반 기 싸움에 힘을 보탰고, 클라크 역시 라건아의 체력 안배 및 훈련 시에 파트너 역할로 '노익장'을 과시한다.
30세인 섀넌 쇼터는 "외국 리그 생활을 많이 했지만 이렇게 노장 선수들이 많은 팀은 처음"이라며 "양동근의 경기 운영 기술이나 클라크의 코트 안팎에서의 조언 등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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