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가운데)이 지난 23일 열린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알제리와 경기에서 헤딩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서울닷컴｜김광연 기자] 기적은 없었다. 한국이 벨기에를 상대로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하고 져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승을 기록했다. 알제리는 러시아와 1-1로 비겨 3승의 벨기에에 이어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은 27일 오전 5시(이하 한국 시각)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벨기에와 경기에서 포워드 김신욱과 골키퍼 김승규를 선발 투입하며 전반 주도권을 잡은 뒤 전반 막판 드푸르의 퇴장으로 수적우세까지 점했으나 후반 33분 얀 베르통헨(토트넘 홋스퍼)에게 결승 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1무2패(승점 1·골 득실 -3)가 된 한국은 같은 시각 열린 알제리와 경기에서 1-1로 비긴 러시아(2무1패·승점 2·골 득실 -1)에 밀려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3승(승점 9·골 득실 +3)을 기록한 벨기에는 조 1위가 됐고 1승1무1패(승점 4·골 득실 +1)의 알제리는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98프랑스월드컵에서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 이후 2002년월드컵부터 3회 연속 승리를 신고했으나 다시 16년 전의 무승 기록으로 후퇴했다.

이날 대표팀은 이용(울산)-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광저우 헝다)-윤석영(퀸즈파크 레인저스)으로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이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맡았다.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이 양쪽 측면 공격을 주도했고 구자철(마인츠)과 김신욱이 투톱에 자리했다. 김승규가 정성룡(수원)을 대신해 골키퍼 장갑을 꼈다.

벨기에는 안토니 반덴 보레(안더레흐트)-니콜라스 롬바르츠(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다니엘 반 바이텐(바이에른 뮌헨)-베르통헨 포백 라인을 가동했다. 스테번 드푸르(FC 포르투)와 무사 뎀벨레(토트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야드낭 야누자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선에서 공격을 주도하고 케빈 미랄라스(에버턴)가 원톱에 나섰다. 티보 쿠르투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골문을 지켰다.

한국은 전반 시작하자마자 미랄라스에게 드리블 찬스를 내줬으나 슈팅을 내주진 않았다. 전반 9분엔 김신욱이 얻어 낸 프리킥에서 김영권이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벨기에 골문 위로 떴다. 한국은 2-4로 대패한 알제리전과 달리 끝까지 상대를 향한 압박 강도를 낮추지 않았다. 전반 24분 메르텐스에게 완벽한 골 찬스를 내줬으나 슈팅이 골문 위로 향하며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은 전반 29분 기성용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쿠르투아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이후 한국은 전반 막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벨기에 수비형 미드필더 드푸르가 김신욱과 공을 다투다가 정강이를 발로 밟는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퇴장당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수적 우위를 발휘하기 위해 미드필더 한국영을 빼고 기동력이 좋은 공격수 이근호(상주 상무)를 투입했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선수가 부족한 벨기에의 뒤 공간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후반 13분 오른쪽 진영을 파고든 손흥민(레버쿠젠)의 크로스가 쿠르투아 골키퍼 손을 거쳐 크로스바 맞고 나왔다. 벨기에는 후반 14분 메르텐스와 야누자이를 빼고 디보크 오리지(릴)와 나세르 샤들리(토트넘 홋스퍼)를 넣으며 맞섰다. 홍명보 감독도 후반 20분 지친 김신욱을 빼고 김보경(카디프 시티)을 넣으며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 27분엔 손흥민을 빼고 지동원(보루시아 도르트문트)까지 투입했다. 무한 공격을 시도하며 골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 33분 오리지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김승규가 잘 쳐 냈지만 달려들던 베르통헨에게 재차 슈팅을 허용하며 결승골을 내줬다. 벨기에는 후반 43분 미랄라스를 빼고 개인기가 좋은 에당 아자르(첼시)를 넣었다. 이후 한국은 사력을 다해 동점 골을 노렸으나 골 결정력 부족에 울었다. 막판 체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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