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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여론으로 보는 정치] 화끈한 월드컵, 세대 교체와 공격력으로 답하다
기사입력 : 2014.06.20 (금) 11:07 | 최종수정 : 2014.06.20 (금) 11:36 | 댓글 0
 [여론으로 보는 정치] 화끈한 월드컵, 세대 교체와 공격력으로 답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박근혜 정부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13일 내정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명수 교육부 장관(첫째 줄 왼쪽부터),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조윤선 정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송광용 교육문화수석, 김영한 민정수석(셋째 줄 왼쪽부터)./서울신문·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제공, SBS 방송 화면

공 하나에 전세계인이 웃고 우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한 지 일주일여가 흘렀다.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이변 속출'과 '화끈한 골 잔치'로 그 어느 해 월드컵보다 더한 즐거움을 팬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스페인이 16강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고 조기 탈락한 것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이변'을 넘어선 '충격'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조제 무리뉴 첼시 감독은 "스페인은 읽히기 쉬운 팀이었다"고 분석하며 지난 좋은 시절을 보내면서 스페인 전력의 '속살'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어쩌면 스페인의 몰락은 예고된 것이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스페인 수모(?)의 배경과 관련해 많은 분석들이 나왔지만 대체로 모아지는 의견은 '세대교체 실패'를 들 수 있다. 평균연령 28.3세로 축구의 모든 것이 완성된 20대 초반 선수들이 즐비한 경쟁팀들을 상대하기가 버거웠을 수 있다.

더구나 스페인 축구의 상징인 빠르고 짧은 패스로부터 시작되는 공격 전술이 새로운 세대와 변화된 환경을 수용하면서 업그레이드 되지 못한 것이야말로 이번 퇴락의 핵심이다.

또한 이번 월드컵은 경기당 평균 3골을 기록하면서 그야말로 골문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많은 골이 터지는 이유는 공인구 '브라주카'의 정확도와 스피드가 지난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보다 더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세이다.

아울러 무덥고 습한 브라질 특유의 기온이 선수들을 빨리 지치게 함으로써 후반전에 더 많은 골이 터지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표현할 수 있는 '공격력' 복원이 골 풍년의 진정한 배경이 아닌가 싶다. 지난 19일 열렸던 네델란드와 호주의 한판 승부는 '진땀승', '난타전' 등의 수식어를 동원하며 '닥공'의 재미와 매력을 팬들에게 안겼다.

한 골을 넣으면 또 한 골을 넣고 다시 또 역전을 이루는 싸움은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들과 관중 모두를 승리자로 만들며 후회없는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결국 축구의 본령이랄 수 있는 '한골 넣고 지키는' 수동적 축구가 아닌 '승부를 거는' 모험과 투지와 열정이 가득한 경기 운영이 팬들을 들뜨게 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브라질 월드컵을 요약하는 두개의 키워드를 우리나라 정치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친정체제 구축'으로 요약되는 '2기 개각' 이후 대통령과 여당 지지도 동반하락이란 된서리를 맞고 있는 새누리당과 정부 여당에 필요한 것은 2012 총선, 대선, 그리고 2014 지방선거까지 승리로 점철된 영광의 시간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2기 내각의 성격이 문창극 총리 후보로 인해 국민들의 상식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넘쳐나는 분위기라 더욱 낮은 자세로 머리를 숙이고 겸손해져야 한다.

아울러 사람을 쓸 때는 좀 더 참신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등용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위안부 사과 불필요' 발언을 한 문창극 총리 후보는 제외하더라도 '차떼기 사건' 등 정치공작 연루 전력이 있는 이병기 국정원장 내정자나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있는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축구 제국' 스페인의 몰락을 가져온 '세대 교체 실패'를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는 '공격력 복원'이란 과제가 대입될 수 있겠다. '부자 몸조심' 하는 듯한 엉거주춤한 태도로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없다. 세월호 정국을 복기해 보더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이 '할 말을 하는' 야성(野性)을 발휘했는가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야당의 본령인 '굽은 것을 바로 펴겠다'라는 '정의'의 입장에서 싸우려는 자세가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에는 필요해 보인다. 약자,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옆에 서겠다는 의지를 지금보다 더 다져야 할 것 같다.

마치 강력한 오렌지 군단 네델란드와의 승부 앞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자신들만의 플레이를 과감하게 펼치며 명승부의 장면을 만들어낸 호주 선수들의 '투지'가 새정치민주연합에 절실한 것은 아닐까.

[이은영 기획위원]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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