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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시인' 김영환 의원, 세월호 추모시 '복사꽃 핀다' 공개
기사입력 : 2014.06.20 (금) 09:53 | 최종수정 : 2014.06.23 (월) 13:56 | 댓글 0
 '시인' 김영환 의원, 세월호 추모시 '복사꽃 핀다' 공개에 공개한 세월호 추모시 '복사꽃 핀다' 전문. / 임영무 기자">
'시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이 18일 <스포츠서울닷컴>에 공개한 세월호 추모시 '복사꽃 핀다' 전문. / 임영무 기자

[스포츠서울닷컴ㅣ오경희 기자] "팽목항에 비 내리고 복사꽃 핀다/거친 파도 맹골수도에 갇혀서도 서로의 손 꼭잡고 /"미처 말못할까봐 보내논다. 엄마 사랑해"/끝끝내 너희들 곁을 지켜낸 선생님들/어둠속에서 서로서로 부둥켜안고 흔들리지 않았다.어둠바다 흩어진 252개의 꽃잎들/정조시간(靜潮時間)마다 다시 모인다./팽목항에 봄이 오고 복사꽃 핀다(중략)"('복사꽃 핀다' 중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59·4선·안산 상록구을) 의원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시 '복사꽃 핀다'를 18일 <스포츠서울닷컴>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많은 국민이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잠긴 만큼 조심스럽지만, 상처받은 유족과 국민들을 위로하고자 시를 썼다.

추모시 '복사꽃 핀다'에서 '복사꽃'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우리의 곁을 떠난 252명의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로, 못다 핀 이들의 주검이 아름다운 사랑으로 부활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발생 65일째인 20일 현재까지 단원고 학생을 포함해 사망자는 292명, 실종자는 12명이다.

그는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 공동대책위원장을 맡아 진상 규명을 위해 뛰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이 죽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12명의 실종자를 찾아내는 데 집중해야 하고, 생존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의원은 1987년 문단에 등단했다. '따라오라 시여'라는 제목의 시집을 시작으로, 다수 작품활동에 매진했다. 이 시집에 수록된 '단순조립공의 하루'는 민중가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시를 가슴에 품은 것은 1973년 유신의 광풍이 휘몰아지던 때였다. 연세대 치의학을 전공한 그는 본과 3학년때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민주화운동으로 투옥하던 중 작은 못으로 벽에 시를 쓰기 시작했다. 무료함을 달래려던 것이었지만 시가 완성될 때의 희열을 경험한 뒤 꾸준히 시를 쓰게 됐다"면서 "시를 쓸 때 가장 즐겁고, 앞으로 할 일도 시를 쓰는 일"이라고 웃음 지었다.

다음은 '복사꽃 핀다' 전문이다.

<복사꽃 핀다>

팽목항에 비 내리고 복사꽃 핀다

거친 파도 맹골수도에 갇혀서도 서로의 손 꼭잡고
"미처 말못할까봐 보내논다. 엄마 사랑해"

끝끝내 너희들 곁을 지켜낸 선생님들
어둠속에서 서로서로 부둥켜안고 흔들리지 않았다.

어둠바다 흩어진 252개의 꽃잎들
정조시간(靜潮時間)마다 다시 모인다.

팽목항에 봄이 오고 복사꽃 핀다

마지막이라도 너희 얼굴 외롭지 않았다.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어둠속에서 복사꽃 핀다

지난 겨울은 달콤했으나 그리 길지 않았다.
그 추위 속에서 엄마의 사랑으로 싹트고 아빠의 땀방울로 망울졌으니

모두 버리고 사랑만 남은 너희들
이제 살아남은 자에게 사랑은 의무다

너희들은 이제 싸늘하게 식은 몸을 덮혀갈 것이다

뛰어놀던 단원고 교정에 봄이면 봄마다
복사꽃 핀다

발을 붙들어 맨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도 끝이 났다
애타게 기다리던 객실에는 구조의 손길이 와 닿지 않았다

그리하여 너희는 죽음의 그림자를 만났다
그러나 너희는 우리에게 사랑의 봄볕을 남겼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11시 20분
사랑만 남은 너희들은
대한민국의 복사꽃으로 부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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