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의 '폭로'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전, 현직 의원들.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 현영희 전 의원, 홍사덕 전 의원,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왼쪽부터)./서울신문 제공. |
[스포츠서울닷컴ㅣ오경희 기자] 여의도 정가에 '운전기사 주의보'가 내려졌다. 최근 새누리당 박상은 국회의원의 운전기사가 차 안에 있던 2000만원을 불법 자금이라며 검찰에 신고한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의 운전기사는 지난 12일 차 안에 있던 현금 2000만원과 서류를 박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증거'라며 검찰에 직접 신고했다. 이를 모른 채 도난 신고를 했던 박 의원은 '개인적인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진위를 가리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전에도 운전기사들의 '폭로'로 철창 신세를 지거나 곤욕을 치른 정치인들이 더러 있다. 수뢰 사건에 운전기사가 단골로 나오는 것은 그들이 모시는 사람의 동선을 속속들이 알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운전기사를 조심하라'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공천 헌금'사건으로 당선 무효형을 받은 현영희 전 의원도 운전기사에게 발목이 잡혔다. 현 전 의원의 운전기사인 정모 씨는 이 사건을 제보한 핵심 증인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그에게 사상 최고액인 3억원의 신고 포상금을 지급했다.
2012년 10월 홍사덕 전 의원도 불법 정치자금 수수 연루 의혹에 휩싸였던 당사자의 기업인 운전기사가 폭로하면서 정치 행보에 타격을 입었다. 홍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지목된 H사 대표의 전 운전기사 고모 씨는 선관위에 담배 상자에 돈이 들어 있는 모습, 홍 전 의원 사무실 전경, 소고기 선물 세트 및 운송장 사진 등을 함께 제출했다.
당시 홍 전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지난 3월 경남 H공업 진 모 회장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고, 추석과 설에 5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을 받았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도 운전기사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 2012년 4·11총선에서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1억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가 올해 1월 무죄가 확정됐다.
같은 해 4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뇌물 수수 정황을 담은 사진을 찍었다는 운전기사의 '고발'로 철창 신세가 됐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부터 2007년 2월까지 브로커 이씨를 통해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로부터 인허가 청탁과 함께 8억여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5월 17일 구속 기소됐다. 당시 최 전 위원장은 조사에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받아 쓴 돈이며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대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인허가 청탁 대가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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