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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스는 어떻게 약팀이 되었나

슈퍼관리자 [NM]SU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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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31 (금)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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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20.07.31 (금) 15:17

                           

이글스는 어떻게 약팀이 되었나

20세기 최후의 승자. 이후 우승 소식은 아직 없다. 

 

 6 19 14연패 중이던 한화 이글스는 한용덕 감독을 경질했다표면상으로는 자진 사퇴지만 지난 10년간 한화의 행보와 전임 감독들과의 작별 방법을 고려해보면 경질이란 측면이 더 강하다한대화-김응룡-한용덕으로 이어지는 10년의 암흑기 동안 한화는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배출한 이 팀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모기업의 무관심, 그리고 줄어든 투자

 

2006 ‘괴물 신인’ 류현진의 등장과 함께 한화는 탄력을 받으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게 1 1 4패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탄탄한 전력을 갖춘 한화가 다시 한번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을 의심할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한화는 2008년을 기점으로 투자와 관심이 눈에 띄게 확 줄어든다.

 

 

2008 KBO리그는 암울한 시대였다현대 유니콘스가 모기업 재정 문제가 겹치며 2006년부터 시름시름 내리막을 걷더니 결국 2008 1월 한 투자회사에 매각했다이런 사태가 이어지면서 사회엔 KBO리그는 고비용대비 저효율적인 사치제’ 란 인식이 강해졌다여기에 당시 한화는 구대성과 정민철송진우문동환 등 주전 라인업에 노장 선수들이 많았던 팀 체질을 바꾸기 위해 리빌딩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강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2008년부터 이루어진 한화의 움직임은 리빌딩이라 하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2008시즌 이후 연봉 고과 1,2위였던 김태균과 이범호의 활약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단 이유로 연봉 삭감을 단행했고 정민철과 구대성 등 노장 선수들의 연봉은 20~30% 가까이 깎였다이 와중에 류현진의 연봉은 이전 시즌 입단한 오승환의 연봉 인상 기록을 경신했지만 이는 한화 팬들과 여론을 의식해 보여주기식 행보였던 것이다.

 

 

이런 식의 팀 운영은 선수들의 충성심을 떨어트리는 메시지를 매우 명확하게 전달한다리빌딩이 필요한 팀은 맞지만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리빌딩은 한국 프로야구의 특성상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송진우(09)-정민철(09)-구대성(09)-문동환(09)-이영우(10)가 은퇴를 선언하며 노장 선수들이 하나씩 팀을 떠난다역대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송진우는 영구결번 지정식을 갖는 등 환대를 받으며 떠났지만 부상 때문에 조용히 사라지거나 프런트의 무관심 속에 떠밀리듯 떠난 레전드도 생겼다특히 구대성은 영구결번에 대한 인식도 하지 않고 있다가 팬 여론에 떠밀려 2010 9 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은퇴 경기를 치뤘다.

 

 

팀의 허리 역할을 맡아야 할 선수들도 한화를 떠났다. 2008년 연봉 삭감의 주인공이었던 김태균은 2010년 치바롯데로 이적하며 이범호 역시 2008 WBC 활약을 앞세워 2010년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한다물론 일본야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1년 만에 한국 무대로 리턴하지만 한화의 미온적인 태도와 이전의 서운한 감정이 겹친 탓인지 원 소속팀 한화가 아닌 KIA로 이적하게 된다.

 

이글스는 어떻게 약팀이 되었나

2019 7 13일 이범호는 KIA타이거즈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정말 한화가 베테랑들을 쳐내고 ‘탱킹’형식의 리빌딩을 하려 했다면 신인 유망주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이것도 소홀했다. 2007년 드래프트에서 7~8, 2008년엔 단 5명의 선수를 지명하는데 그친다드래프트 1차 지명 팜이 허약한 충청권이란 약점이 있어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2차 지명에 총력을 쏟아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한화 프린터의 선택은 달랐다.

 

 

돌아온 회장님.. 하지만 우승을 돈으로만 살 수 없다

 

투자와 관심 없는 야구단이 망하는 것은 해가 지면 달이 뜨는 것처럼 당연한 이치다.

 

한화도 08 5->09 8->10 8위로 수직 낙하하며 최하위팀의 성적을 보여준다김인식 감독에 이어 2010년 한대화 감독이 취임했지만 없는 살림에 초보 감독이 팀을 이끌다 보니 수많은 에피소드와 사건사고를 남기고 11 6->12 8위란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사퇴한다팬들도 없는 전력에 고군분투하는 한대화 감독에게 ‘야왕’이란 별명을 붙여주며 응원했지만 2012년부터 시작된 회장님의 갑작스러운 관심이 오히려 독이 됐다.

 

2012년 한화엔 큰 이슈이 있었다바로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KBO리그 입단을 선언한 것긴 시간 MLB에서 활약했던 박찬호는 고국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고향팀 한화를 찾았다여기에 2012년 드래프트 1차 지명에 ‘제 2의 류현진’이란 평가를 받던 유창식이 입단하고치바롯데에서 도망치듯 한국으로 돌아온 김태균에게 4년간 60억이란 의리의 FA계약을 맺으며 한화 팬들의 눈높이가 하늘을 찌르기 시작했다.

 

이글스는 어떻게 약팀이 되었나

 매끄럽지 못한 과정이었지만 박찬호는 한화에 입단한다.

 

 

 

하지만 2011년 플루크 터지듯 깜짝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귀신같이 제 자리를 찾아갔고 박찬호 효과는 경기장 안에서 매우 제한적이었다유창식 역시 류현진과 비교는 아직 멀었다는 것만 증명됐다결국 한화는 2012 8위에 머물렀는데 “이렇게 돈을 써도 안 되는 건 감독 문제”라는 고위층의 결론은 ‘우승 청부사’ 김응룡 감독을 선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물론 현장과 프런트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결과였다.

 

감독만 바뀐다고 한화가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2012시즌을 끝으로 박찬호는 공식 은퇴를 선언하고 류현진은 LA 다저스로 포스팅 입찰을 통해 이적한다에이스가 사라진 한화는 2013년에 꼴찌를 장식했고 김응룡 감독이 팀 전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인터뷰 기사가 자주 언론에 나오기 시작한다마침 류현진이 MLB로 떠나며 남긴 넉넉한 포스팅 비용이 있어 2014 FA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선언한다.

 

모두가 알고 있듯 2014년 한화는 정근우(4 70), 이용규(4 67)를 영입한다국가대표 테이블세터를 구축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김응룡 감독과 프런트가 원하던 선수는 야수가 아닌 투수(장원삼윤석민)였다장원삼은 일찌감치 삼성과 재계약을 체결하고 윤석민은 MLB진출이 목표인 상황이라 한화는 쳐다보지도 않았다결국 이 영입도 팬들의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보여주기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두 선수의 합류로 한화가 극적으로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투수진이 완전히 붕괴된 한화는 14년에도 꼴찌를 기록하고 김응룡은 감독직에서 물러난다이 과정에서 한화의 새로운 감독으로 누가 올 것인가에 대해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는데대부분 ‘야신’ 김성근 감독 선임을 강력하게 원했다결국 김성근 감독이 선임되며 팬들은 열광했지만분명한 것은 한화 선수단과 프런트가 원하는 감독은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여론에 떠밀리듯 선임된 감독은 첫 출발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이글스는 어떻게 약팀이 되었나

무리한 감독 선임이었을까? 독이 되어버린 영입

 

 

 

함부로 주어진 전권은 쉽게 주워담을 수 없다

 

김성근 감독은 2002 LG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루고도 경질되고 2011 SK와이번스에선 시즌 종료 뒤 사임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시즌 도중 경질되는 아픔을 겪어서인지 한화와의 계약을 진행할 때 ‘선수단 운영의 전권’을 요구했다프런트는 물론이고 단장보다도 강한 힘을 가진 감독은 ‘지금 성정 향상’을 가져다 줄 선수 영입에 목을 맸고 권혁송은범배영수정우람심수창조인성 등 B급 베테랑 선수들을 수집하는데 263억원을 투자한다정근우이용규까지 포함하면 3년 동안 464억원을 쏟아부은 것이다.(경이롭다오죽하면 한대화 감독이 “내가 감독할 때 이 정도 투자했으면 가을무대 올라갔을 것”이라며 볼멘소리를 할 정도였을까.

 

하지만 체계적인 계획 속에 이뤄진 선수단 구성이 아니다 보니 팀 전력 불균형은 여전했고 FA보상 선수로 얼마 없던 유망주까지 유출되는 부작용이 따른다. 2014년엔 포수 한승택이 2015년엔 투수 임기영 KIA로 이적했다.

 

결국 김성근 감독이 선임된 3년간 6->7->8위로 점점 내리막길을 걷는다김성근 감독에게 전권을 주는 것이 정답이 아님을 알게 된 한화는 전혀 반대되는 방향으로 길을 꺾는다. 2017 NC에서 육성이사에 있던 박종훈 전 감독을 단장으로 임명한 것이다거기에 더해 현장의 힘을 빼고 팀 운영의 전권을 박종훈 단장에게 일임하는 결정을 내린다예상대로 김성근 감독과 박종훈 단장은 스프링캠프부터 신경전을 벌였고 2017 5 22일 새로운 권력인 박종훈 단장이 승리를 거둔다김성근 감독이 경질된 것이다

 

전권을 쥔 박종훈 단장은 2018시즌 한용덕 당시 두산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하며 새 시대를 준비한다문제는 박종훈 단장도 현장이나 프런트와 소통 없이 '젊은 선수 육성'이란 신념에만 몰입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2018시즌은 이태양과 송은범박상원 등 불펜투수들의 희생과 외국인 타자 호잉의 MVP급 활약, '뽕열포이성열의 각성시즌 내내 부상 선수가 없었던 행운이 겹치며 11시즌만에 가을무대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지만행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더욱 노골적으로 베테랑 선수들을 홀대하는 정책 때문에 팀 분위기는 망가져갔다. 2019시즌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건이 대표적인 사건이며 정근우 역시 외야수 전향을 강요당하다가 2020시즌 2차 드래프트 보호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LG로 이적한다팜이 허약한 한화가 대책 없이 베테랑을 내친 결과는 성적 하락과 망가진 팀 분위기로 돌아왔고 결국 2019시즌을 끝으로 박종훈 단장 시대도 막을 내린다

 

 

이글스는 어떻게 약팀이 되었나

이 얼마나 어색한 투샷인가

  

 

다시 변화를 준비한 한화, 하지만 팔짱 낀 수뇌부 리스크

 

2020시즌을 준비하며 한화는 정민철 전 코치를 단장으로 임명한다. 이전 감독-단장들과 달리 소통과 열린 마인드가 강점인 인물. 한화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적합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6 11일 기준 16연패에 빠진 한화 이글스의 현주소를 보면 이마저도 불안하다사실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정민철 단장 부임 시에 옛 단장의 잔재인 한용덕 감독을 정리해주고 정민철 단장이 원하는 그림을 그려줄 수 있도록 판을 마련해줬어야 했다. 2017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박종훈 단장이 부임했을 때 누구나 김성근 감독과 마찰을 예견했고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충돌을 반복하다 팀 분위기만 최악으로 치달았다결국 책임은 애매한 감독이나 단장이 지고 물러나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악순환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정민철 단장 역시 한용덕 감독 사임 사태에 수뇌부의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나타났다최원호 퓨처스리그 감독이 감독 대행이 됐지만 2020시즌을 사실상 허공으로 날린 것이나 마찬가지다현재 리그 10위이다. 그럼에도 탈꼴찌를 위한 변모를 꾀하며 호잉 대신 외국인 타자 반즈를 영입하였다.

 

한국프로야구 구단도 철저한 운영-평가-영입 시스템을 구축해 MLB 구단들 못지않은 수준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하지만 한화는 아직도 그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여론이나 구단 윗선의 눈치에 의해 단기 처방만 계속된다면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정말 기가 막힌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고 FA 선수 몇 명 건져서 반짝할 수는 있겠지만 2018 시즌의 재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2년간 1번의 기적이 일어났다면 확률 상 정상적인 범위 안에 든다. 자주 일어나지 않기에 기적이라 부르는 것이 아닐까?

 

댓글 21

상병 고라파구리

2020.07.31 15:17:57

와 이범호 새끼 오랜만에 보네

탈영 프로이드

2020.07.31 15:22:48

한화의 총체적난국은 1 2년사이에 일어난게 아니고 뿌리깊은건데 전체 리빌딩 말고 답이있을까?

병장 곤드래밥

2020.07.31 15:32:38

헐.... 김성근 감독님 한화 떠나셨나요?

대위 간헐적배팅

2020.07.31 17:28:55

제목부터 햅격!

소위 날강두

2020.08.01 05:29:25

김성근 감독니뮤ㅠㅠㅠㅠㅠㅠㅠ

중위 신발가게마사장님

2020.08.01 05:44:49

잘하던 고참도 노쇠화 되었고... 그렇다고 화수분처럼 뛰어난 신인이 나오는 팀도 아니고

답이 없음

소령(진) 가운데다리30CM

JAJI KING

2020.08.01 06:58:25

개소리야 못하는애들 모아다 놓으니까 팀이 못하는거지

병장 개딱지노부라

아도겐

2020.08.03 04:55:57

어떤 선수를 대려와도 하향평준화 ㅋㅋ

원사 빠퀴아오

솨리질러

2020.08.03 15:47:38

한마디만 한다 김성근이 한화 배려놧다

병장 배찌옴마다

2020.08.05 04:35:57

영자형 제목으로 어그로 끌줄아네 ㅋㅋ

병장 텍사스햄버거

2020.08.07 04:33:14

한화 화나

탈영 라삭리발

밥은 먹고 댕기냐?

2020.08.07 14:57:56

승연이형 이글 보고 계신가요?

한놈씩 청계산 불러다가.......
부탁 드립니다~~~~~

소령(진) 함덕주

두 산 함 덕 주

2020.08.21 01:10:0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사 버드와이져

올킬하자

2020.08.16 04:50:30

밀레니엄 버그때문인가...

원사 빠퀴아오

솨리질러

2020.08.23 05:19:49

승연이형 형님 빠따가 필요합니다

병장 2교대굥돌이

2020.08.24 03:13:35

시즌 첫 100패 돌파를 위해 가즈앗!

병장 쉬진핑

2020.08.25 01:45:08

찬호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사 티켓퐁

기린그림

2020.08.27 04:44:37

ㅋㅋ

소령(진) 브롬달

2020.09.08 04:28:56

한화 ㅠㅠ

중사 후카다에이미

2020.09.18 03:57:26

범호?

병장 국밥거렁뱅이

,,,,

2020.11.21 04:00:33

최강한화~~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