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을 사랑한 우리 조상님들
(전략) 나무 젓가락은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데 이것은 조선의 모든 주막에서 철칙으로 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젓가락은 절대로 사용하는 법이 없다. 그리고 각자 자기의 밥상과 밥그릇, 국그릇을 따로 가지고 있다.
아무리 가난한 남자라도 마누라 밥상은 없어도 자기 밥상만은 반드시 가지고 있다.
(중략) 중국 사람은 공동접시에 음식을 담아 여럿이 나눠 먹지만 우리(1930년대 당시 한민족)는 그렇지 않다.
(중략) 우리들은 식사 때 늦는 사람이 있어도 기다리지 않으며, 식사 중에는 말을 하지 않는 습관이 있다.
밥을 먹고 나면 남자들은 긴 곰방대로 담배를 피우고 난 후 이야기를 한다. (중략) 우리가 중국사람들보다 훨씬 더 개인주의적이다.
조선 주막에서는 손님끼리 이야기를 해서 친해지는 법이 절대로 없다. 그리고 모든 식사 시중은 따로 받는다.
- 김산, 님 웨일스《 아리랑(동녘,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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